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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와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청문회 당일인 지난 9일과 다음날인 10일 연속으로 채택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인사청문위원 중 반대 의견을 밝힌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인사청문회 전날인 8일 새정치연합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호락호락 넘어갈 수 없다. 국민의 시각에서 이미 후보자들은 부적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야당 말을 믿었던 사람들은 인사청문회 결과가 실망스러웠을 것 같다.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변인은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1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해수부 장관 청문보고서 채택은 공석 2개월이 너무 길다는 일부 우리당(내) 의견이 있어서”라고 해명했다. 당 대변인이 ‘국민 입장에선 부적격’이라고 한 게 불과 이틀 전인데 그사이에 말이 달라졌다.

유기준 해양수산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리는 동안 해수부 소속 공무원 등이 청문회장 밖에서 모니터를 통해 청문회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출처 : 경향DB)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역시 국회의원들끼리는 통하는 게 있구나’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새정치연합 소속인 김우남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은 9일 유기준 후보자 청문회를 이렇게 정리했다. “18대(국회)에서 유 후보자와 상임위를 2년 같이 해봐서 인품·능력·비전을 잘 알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현역 국회의원을 국무위원으로 줄줄이 지명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팔이 안으로 굽는 식’의 의원들끼리 통하는 ‘현역 의원 불패신화’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어렵사리 국회 청문회를 통과하자 한때 그의 협상 파트너였던 제1야당 원내대표는 눈물을 훔쳤을 정도니 말이다.

야당이 국민 앞에 ‘동료의식’을 둔다면 앞으로 최소한 입에 발린 ‘원칙’을 이야기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호언장담이 며칠 만에 앞뒤 다른 ‘허언’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박영환 정치부 기자 yh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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