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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8일 박효종 서울대 교수가 “5.16은 아버지로서는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해 논란이 일고 있는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두둔했습니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FM 98.1) 인터뷰와 tbs <열린아침 송정애입니다>(FM 95.1)에서입니다. 라디오 인터뷰 전문을 전합니다.

 


“5.16은 아버지로서는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새누리당 박근혜 전 대표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분분합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십니까? 5.16에 대한 각기 다른 입장 들어보죠. 먼저 박근혜 대선캠프의 정치발전위원이세요. 서울대 박효종 교수 연결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박효종 교수님께서는 교과서 초안에다가 ‘5.16은 혁명’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으셔서 질문 드립니다만, 아직도 혁명이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 박효종> 저는 5.16이 쿠데타이면서도 혁명이다. 그런 말을 들으면 이게 무슨 얘기인가 반문을 하시겠지만 5.16 그 자체는 쿠데타죠. 누가 보더라도 그것은 민주질서의 중단 아닙니까? 그런 차원에서 그 자체로는 쿠데타인데,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사회에 가히 혁명적인 변화를 줬다.

물론 경제적인 기적을 가지고 원동력이 된 것도 사실이지만, 그 문제보다 결국 우리의 국민 의식, 우리도 무엇인가 할 수 있다. 그간 패배의식이 젖어 있었는데 그것을 가지고 바꾸는 혁명적인 변화라고 하는 거, 이것은 우리가 반드시 인정해야 된다. 그런 의미에서 ‘5.16은 쿠데타이면서도 동시에 혁명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쿠데타는 쿠데타고 혁명은 혁명이지, 어떻게 두 가지가 동시에 적용될 수 있을까요. 왜냐하면 쿠데타와 혁명 모두 무력으로 정권을 바꿔버리는 건 같지만 쿠데타는 권력투쟁 과정에서의 정권탈취의 의미이고, 혁명은 아래로부터의 민중봉기의 의미인데요. 이 두 가지를 어떻게 동시에 놓고 이름을 명명할 수 있을까요?

◆ 박효종> 혁명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대개 학계라든지 이런 데서 정의할 때는 반드시 밑으로부터 올라오는 민중혁명만 가지고는 혁명이라고 하지 않거든요. 혁명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 굉장히 커다란 변화, 정말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를 가져왔을 때에 그것을 우리가 혁명이라고 얘기하는 것이지, 위로부터의 혁명도 얼마든지 혁명이라고 얘기할 수 있고, 또 밑으로부터의 혁명도 물론 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실은 우리가 사물을 가지고 평가를 할 때 아주 딱 이분법적으로 이것 아니면 저것이냐, 이렇게 묻기보다는 정말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정치?사회적인 변화라는 것이 한 두 마디의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때는 이 두 가지의 용어를 같이 사용할 수 있다, 그런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것은 말이죠. 분명히 정부가 존재하는데 군인들이 탱크를 앞세워서 그 정부를 무력으로 총, 칼로 누르고 정권을 탈취한 거 아닙니까? 민중들이 거기에 함께 참여한 것도 아니고요. 그것도 혁명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까?

◆ 박효종> 그러니까 5.16에 대해서 얘기할 때 저도 그런 말씀을 드렸잖아요. 그건 분명히 쿠데타죠. 지금 그렇게 말씀하신 대로. 그런데 수많은 쿠데타가 아시아나 아프리카 나라에서 일어나지 않았습니까? 정말로 그와 같은 것들은 예를 들면 총, 칼로 헌정질서를 정지시키고 했는데 권력을 위한 쿠데타로 끝나고 말았죠.

그러나 지금 5.16은 정말 어떻게 보면, 세계적으로 봤을 때 굉장히 놀라운 대한민국의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단순히 이것은 한 두 사람의 권력 의지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엄청난 변화를 이루어놓은 것이기 때문에, 또 그런 변화는 제3세계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거의 없는 것이죠. 그런 차원에서 혁명이라고 하는 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조금도 과장됐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김현정> 과장이 아니라는 말씀? 그럼 이렇게 정리하면 되나요. 시작은 쿠데타였지만 결론적으로는 혁명이었다?

◆ 박효종> 네. 그렇죠. 좋습니다.

◇ 김현정> 그럼 쿠데타니, 혁명이니 호칭 문제는 차치하고 박근혜 전 대표가 말한 부분, “5.16은 최선의 선택, 아버지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라는 부분에도 당연히 동의하시겠군요?

◆ 박효종> 우리 박 후보가 그런 말씀을 하셨죠. 그렇지만 이것은 사실 박 후보의 개인적인 평가일 수 있어요. 그래서 결국은 최종적으로 어떤 얘기를 했느냐 하면, “여기에 대해서 논란이 있기 때문에 이것은 국민과 역사에 맡기겠다” 저는 그 표현이야말로 굉장히 역사 앞에 겸손하고 정직한 표현이 아닌가. 우리 역사를 가지고 평가할 때 한 두 사람의 의견을 가지고 이것이 평가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 김현정> 우리는 아버지의 딸 박근혜를 보는 게 아니고 대통령 후보로서의 박근혜를 보는 건데, 자꾸 아버지의 딸 입장으로서 ‘아버지로서는 불가피한 선택’ 이렇게 말하는 것에 대해 좀 불편해하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토론 자리에 나섰을 때는 분명 대통령 후보로서의 박근혜 후보를 보는 것인데 말입니다. 어떻게 답하시겠어요?

◆ 박효종> 제가 볼 때 박 후보로서는 아버지에 관한 문제가 유리하냐 불리하냐, 그런 문제보다는 하나의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저도 사실은 박근혜 후보의 경우에는 정말 표로 평가를 받고 해야지, 이것이 박 전 대통령의 그런 것을 가지고서 평가받는 것은 사실 타당하지 않다,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역사를 바라보는 그런 시각이 있어서 그래도 박 후보는 어쨌든 “자신으로서는 이렇게 생각을 하지만 전체적인 평가는 아니다. 국민과 역사에게 맡기겠다” 라는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우리가 그 점에 대해서 너무 한 개인의 의견이 어떤 역사나 혹은 모든 현대사를 갖다가 다 이렇게 가늠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 김현정> 역사의 평가 얘기로 좀 넘어가 보죠. 아까 전에 “시작은 쿠데타였지만 결과는 혁명이었다. 혁명적인 변화를 우리 사회에 가지고 왔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는데요. 그런데 다른 입장은 이런 게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발전한 데는 우리 국민들의 피나는 희생과 노력의 대가지, 그게 5.16이나 유신 덕택은 아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효종> 저는 그것을 같이 봐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죠. 우리 국민들이 정말 땀을 흘리고 참 이렇게 했죠. 그래서 한 나라가 발전한다고 했을 때는 어떻게 한 두 사람 지도자의 힘만으로 발전을 했겠습니까? 문제는 그 국민들의 힘과 리더십이라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대선도 앞두고 있는데 왜 우리가 대통령 선거에 대해서 관심을 가집니까? 그것은 역시 대표자를 뽑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국민들의 힘이라고 하는 것은 그 상수죠. 국민들의 저력, 창의성, 이런 게 당연히 있고요. 이것을 우리가 어떻게 견인해 나가야 하느냐 하는 데 있어서 리더십의 역할이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 김현정> 또 이런 반론도 가능합니다. ‘경제적으로는 성과가 있었을지 몰라도 그 정권은 인권과 민주주의에 상당히 역행했다. 그런데 5.16 덕분에 사회가 발전했다고 말을 할 수 있는가’ 어떻게 답하시겠어요?

◆ 박효종> 민주주의라고 얘기할 때는 단순히 우리가 민주적인 규칙이나 선거를 하자, 이렇게 해서 민주주의가 되는 것이 아니거든요. 민주주의에도 정말 토대가 필요하다. 경제적인 토대라고 얘기할 수 있는데요. 특히 5.16을 통해 경제발전을 이루면서 정말 두터운 중산층이 사실 출현했죠. 이 중산층이야말로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등뼈와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는데요.

◇ 김현정> 중산층의 출현이 5.16부터 시작이 된 거다, 그게 기초를 마련했다는 말씀인가요?

◆ 박효종> 아니죠. 제가 그런 말씀을 한 건 아니고 중산층은 어떤 사회나 어떤 시대에나 항상 있죠. 그러나 중산층이 다이아몬드형으로 두터워졌느냐 하는 이 문제를 가지고 따져야 되는데요. 경제가 발전함으로 인해서 우리의 중산층이 가난을 탈피하면서 정말 많아지고 두터워지지 않았습니까? 결국 이 사람들이 민주주의는 반드시 해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됐기 때문에 5.16은 단순한 민주주의의 역행만으로 봐서는 안 된다. 장기적인 결과로 봤을 때 그런 민주주의의 보루를 갖다가 형성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이렇게 볼 수도 있는 것이죠.

◇ 김현정> 5.16이 가난을 탈피하게 해서 경제성장을 갖고 왔고, 그게 중산층을 두터워지게 하는 역할을 했고, 또 중산층이 두터워지면서 민주주의도 생각하게 됐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박효종> 네.

◇ 김현정> 그런데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일도 많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장기간에 걸쳐 유신정권이 지속됐고 그 당시 어떤 고문이 있었다든지 등등의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일들을 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을 하시겠습니까?

◆ 박효종> 그것은 누가 보더라도 정말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죠. 그러니까 박 후보도 “진심으로 고통을 받은 분들에게 사과 한다”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우리가 그런 문제는 정말 상식에 속하는 문제다. 잘한 것은 잘했다고, 또 못한 것은 못했다고 해야지, 그렇지 않고 두 가지를 섞어서 얘기를 한다면 그것은 정말 상식과 순리에 맞는 판단은 아니죠.

◇ 김현정> 잘한 거, 못한 거 다 섞어놓고 총평했을 때도 이건 혁명이다? 교수님께서는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박효종> 그러니까 저는 이렇게 보고 싶어요. 정말 박정희 시대를 우리가 어떻게 볼 것이냐. 어제도 김문수 지사가 “공이 7이고 과가 3이다” 이렇게 얘기 했거든요. 그런데 원래 그 얘기는 등소평이 모택동을 놓고 평가를 했을 때 그런 얘기를 한 것이죠.

저는 우리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과를 가지고 평가할 때는 그것보다는 더 낫다. 왜냐하면, 모택동은 문화대혁명을 통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고통스럽게 했습니까? 그러나 우리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그것이 아니었다. 그런 의미에서 공7, 과3보다는 훨씬 더 나은 평가를 받아야 되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제가 오늘 드린 질문은 청취자들이 제기하는 반론 위주로 드렸다는 것을 말씀 드리고요. 박근혜 캠프의 정치발전위원인 박효종 교수님, 오늘 입장 고맙습니다.

 



“5.16은 돌아가신 아버지로서는 불가피하게 최선의 선택이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야권뿐 아니라 여권의 경선주자들까지 맹공에 나서면서 논란은 더욱 커져가고 있는데요. 서울대 박효종 교수 연결해서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신율 : 교수님 안녕하세요?
 
박효종 : 네. 안녕하십니까.
 

 

신율 : 제가 다른 방송에 나오시는 걸 봤는데요. 교수님께서 “5·16은 쿠데타이기도하고 혁명이기도 하다”라고 하셨는데요. 우선 그 부분에 대한 설명 좀 해주시죠.
 
박효종 : 네. 어쨌든 5·16은 그 자체로 봤을 때는 쿠데타죠. 어쨌든 헌정질서를 중단시키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5·16 자체는 쿠데타라는 사실은 우리가 항상 쓰는 말이고요. 그런데 문제는 이 5·16을 통해서 이뤄진 변화라고 하는 것이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혁명적인 변화라는 것이죠. 특히 혁명적이라고 하는 것은 물론 경제적인 차원에서 ‘한강의 기적’ 같은 것을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만 어쨌든 우리 국민의식을 ‘우리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 만들었고요. 그러한 차원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아울러야 하는 것이 아니냐 하는 거죠. 5·16에 대해서 얘기할 때 단순히 그 이름만 가지고 그것이 무엇이었느냐, 이 질문만 하는 건 아니잖습니까? 평가를 묻고 있는 것이죠. 그러한 차원에서 5·16 자체는 쿠데타이지만 또한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는 차원에서 혁명이라고 우리가 얘기할 수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신율 : 제가 궁금해지는 것이요. 소련이 지금 완전히 망하지 않았습니까?
 
박효종 : 그렇죠.
 
신율 : 그런데 러시아혁명이라고 우리가 부르죠. 우리가 그것은 혁명이라고 부르지만 끝에는 결국 망했어요. 그러면 이것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러시아혁명은 쿠데타적 혁명이라고 불러야 하는 건가요? 그건 아니잖습니까?
박효종 : 물론이죠. 우리가 혁명이라고 얘기할 때..
 
신율 : 결과가 좋을 때 혁명이라고 부르는 것은 아니지 않나, 해서 여쭤본 겁니다.
 
박효종 : 그런데 그 결과를 평가할 때요. 지금 볼세비키 혁명도 얘기 하셨습니다만 그 결과라는 것을 과연 우리가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가, 결과라는 것은 시간을 두고서 변화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한동안은 좋았다가 나빠질 수도 있고요. 나빴다가 좋아질 수도 있고요. 그래서 지금 우리가 분명히 볼세비키 혁명, 물론 혁명이라는 용어 자체도 따지고 보면 중립적인 용어로 봐야겠죠. 우리가 3·1운동도 사실은 3·1혁명이라고 불러도 될 것 같지만 그냥 3·1운동이라는 언어적인 관행으로 부르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가 혁명이라는 것 자체도 중립적인 용어이기 때문에 그것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이렇게 미리 단언할 필요는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신율 : 교수님께서 혁명이라는 단어, 혁명적 변화를 가지고 긍정적인 영향을 줬기 때문에 혁명이라고 불러도 된다고 하셔서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좋은 것만 혁명이라고 부르는 것은 아니지 않나 해서요.
 
박효종 : 그렇죠. 그런데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 5·16으로 부터 시작된 혁명적인 변화가 지금 우리 사회에 정말 지금까지도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 아니냐 , 그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신율 : 그러면 교수님, 10월 유신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박효종 : 10월 유신도 헌정중단이죠. 긴급조치로 운영되어온 정치체제 아닙니까? 그런 차원에서 역시 유신이라고 하는 것은 헌정질서에 심각한 훼손을 초래했다고 봅니다.
 
신율 : 그런데 교수님께서는 박근혜 캠프의 정치발전위원회로 계시잖아요. 그래서 여쭤보는 건데요. 박근혜 후보의 5.16관련 발언과 유신에 대한 인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효종 : 박 후보는 사실 유신이라든지, 그때 고통 받았던 사람들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그런 이야기를 이번에도 한 것이고요.
 
신율 : 역사적 평가라는 단어가 들어가죠?
 
박효종 : 네. 그런데 그 역사적 평가는 저는 이제 박 후보가 그런 얘기를 한 것에 주의하는데요. 역사라고 하는 것은, 그것을 평가하는 몫은 국민과 역사 자체에 몫이 아니겠는가, 이것을 가지고 한 두 사람이 이렇다 저렇다.. 개인적인 소신이나 의견을 해줄 수 있겠지만 결국 평가는 모든 사람들이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결국 거기에 맡기겠다고 하는 발언은 정말로 정직한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율 : 교수님께서도 5·16 유신이 전부 헌정질서의 중단이라고 말씀 하셨는데요. 시간이 암만 흘러도 헌정질서 중단 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는 힘든 것 아닙니까?
 
박효종 : 그렇죠. 헌정질서의 중단이라고 하는 것은 정말 민주주의의 커다란 타격이죠. 그 점을 누가 부인하겠습니까? 그렇지만 사실 우리가 쿠데타라고 하는 것이..
 
신율 : 아뇨. 저는 유신도 포함해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박효종 : 그렇죠. 제가 볼 때는 어제 김문수 지사도 그런 말을 했습니다만 ‘공칠과삼’ 이러한 평가,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신율 : 그런데 일부에서는 그게 참 위험하다고 하더라고요. 결과론적으로 공이 많으면 헌정질서를 중단해도 괜찮다는 뜻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있거든요. 그건 절대로 안 되는 일 아닌가요? 민주주의에서는 과정이 더 중요한 거죠?
 
박효종 : 그렇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것은 알아야 합니다. 결과라고 하는 것을 우리가 도외시할 수 없습니다. 볼세비키 혁명이라는 것도 결국은 결과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좋지 않았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결과에 대한 평가를 우리 정치사회에 살면서 그것을 도외시할 수 없다, 과정이라든지 의도라는 것, 물론 이것도 평가를 받아야 하겠지만요. 그래서 그 결과라는 것을 어떤 결과를 놓고 보느냐는 것이 논란의 쟁점이 되겠죠. 그렇지만 결과라고 하는 것을 가지고 모든 것을 정당화하는 것은 안 되지만, 그렇다고 결과라고 하는 평가를 우리가 엄정하게, 정말 공정하게 장기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신율 : 교수님은 결과와 과정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박효종 : 저는 결국 결과와 과정, 사실 평가를 할 때는 두 가지를 다 고려해야죠. 과정이 좋았다고 해서 결과가 좋지 않았다, 그것을 가지고 과정에 대해서는 우리가 좋다고 하기 때문에 모든 것은 좋다, 이렇게 평가할 순 없는 것이죠.
 
신율 : 저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얘기하거든요. “결과보다 과정이 중시되는 사회를 만들어야한다” 예를 들면, 학벌중심의 사회, 학력중심의 사회, 이런 것도 결국은 과정만을 중시해서 그런 것 아닌가 싶었거든요. 그런데 교수님은 그렇게 생각하시는 군요.
 
박효종 : 저는 두개를 같이 봐야한다고 보거든요. 아무리 과정이 좋아도 결과가 좋지 않을 때 그 과정에 대해서 우리가 어떻게 평가하겠습니까? 결국 그것은 “과정도 문제가 있었다.” 이렇게 평가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는 것이고요.
 
신율 : 네. 또 한 가지 여쭤볼 것이요. 박근혜 후보로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아버지 아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딸이 아버지로서 아버지를 옹호해주는 것은 좋다’아마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할거에요. 그런데 문제는 ‘대선후보로서의 역사인식이 문제가 아닌가’ ‘대선후보로서의 박근혜 후보는 박정희 대통령을 역대 대통령으로 생각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해야하는 것 아닌가’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그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박효종 : 저는 그 부분에 대해서 그래도 박 후보가 상당히 정직하게 얘기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본인의 평가를 분명히 얘기했죠. 그렇지만 결국 이것은 국민과 역사의 몫입니다. 사실 역사나 국민 앞에 겸손한 모습이 아닌가, 물론 자기 자신의 역사관을 전적으로 옳다, 개인으로서는 나름으로써의 평가를 내렸지만 결국 이것은 여러 사람들에 대한 논란이 있는 것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결국에는 역사에 맡기겠다는 발언은 굉장히 역사 앞에 겸손한 발언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신율 : 네.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여쭙겠습니다. “불가피한 선택이다”라는 단어 속에 불가피 하는 것에 많은 의미를 두는데요. 5.16 시작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민주적인 헌정질서를 지켜야하는 대통령 후보로서 문제가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간단히 얘기해주시죠.
 
박효종 : 네. 불가피라는 말을 가지고 여러 가지 말이 나올 수 있는데요. 당시대 상황은 참담한 상황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그때의 상황과 비교하면 지금은 ‘상전벽해’같은 상황인데 그 당시 1960년대 초의 상황을 불가피했다고 표현하는 것은 결코 부적절한 표현이 아닙니다. 물론 다른 상황과 빗대서 다른 것들도 불가피 한 것들이 많은데요. 그럼 불가피 하면 모든 것이 정당화 될 수 있는가, 이렇게 우리가 얘기를 한다면 그것은 ‘견강부회’가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듭니다.
 
신율 : 네. 잘 알겠습니다. 시간이 좀 더 있으면 더 얘기 나누고 싶은데요.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효종 : 네. 감사합니다.
 
신율 : 지금까지 박근혜 캠프 정치발전위원, 서울대학교 박효종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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