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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 학원 강사가 근무했던 서울 여의도의 학원 건물 입구에 31일 방역 관련 공지사항이 붙어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경기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 관련 감염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31일 0시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27명으로 줄었다. 사흘 전 79명으로 최고조에 달했던 신규 확진자는 감소 추세다. 물류센터 근무자와 방문객에 대한 전수조사가 거의 마무리되면서 쿠팡 관련 신규 확진자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긴장을 풀기는 이르다. 인구 밀집도가 높은 수도권의 특성상 또 다른 집단감염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경로를 알 수 없는 무증상 감염자에 의한 ‘조용한 전파’가 걱정스럽다. 지난주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여의도학원 강사 일가족과 수강생, 경기 광주시 요양원의 요양보호사와 입소자, 그리고 한국대학생선교회(CCC) 소속 회원들과 부산 고3생은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깜깜이 확진자’이다. 5월13~28일 신규 확진자 303명 가운데 ‘깜깜이’는 7.6%(23명)로 ‘생활 속 거리 두기’ 기준치인 5%를 넘어섰다. 방역지침대로라면 ‘일일 확진자 50명 이상, 감염경로 미확인 사례 5% 이상’이 2주 넘게 지속되면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로 전환해야 한다. 지금의 코로나19 상황은 생활 속 거리 두기와 물리적 거리 두기의 갈림길에 놓여 있는 셈이다. 

오는 3일에는 고1·중2·초등3~4학년생 178만명이 3차 등교수업에 들어간다. 이번 등교 조치로 다음주 개학하는 중1, 초5~6년생을 제외한 모든 초·중·고생이 학교수업을 받는다. 3차 개학은 등교수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중대 분수령이 됐다. 교육부는 등교·원격 수업 병행 등 교실 내 밀집도를 최소화하기 위한  학생 안전대책을 내놓으며 예정대로 3, 4차 개학 일정을 진행할 방침이다. 그러나 ‘생활 속 거리 두기’가 흔들리고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이어지는 속에서 등교수업은 위태롭기만 하다. 

정부는 코로나19 상황이 통제 가능하다고 하지만 학교 방역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특히 시민들은 수도권 지역 학원의 집단감염이 학교 내로 번지지 않을까 잔뜩 긴장하고 있다. 정부는 학원 감염이 확산하자 수도권 학원·PC방·노래연습장 등에 대해 운영자제 행정 명령을 재개했다. 그래도 안심할 수 없다. 학생의 안전은 학교, 학생, 학부모의 노력만으로 담보되지는 않는다. 학교 내 ‘조용한 전파’를 막기 위해서는 시설 운영자의 협조, 시민의 방역수칙 준수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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