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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3명 추가 발생했다. 국내 누적 환자는 모두 19명으로 늘었다. 추가 환자들은 중국이 아닌 제3국 방문에서 감염되거나, 감염된 이와 밀접 접촉해 확진된 것으로 추정된다. 2, 3차 감염자다. 기존의 중국 체류자 중심, 자진신고에 의한 방역이 한계에 다다랐음을 드러낸 것이다. 검역 대상과 체계를 대폭 넓히고 강화하는 ‘2단계 대책’이 필요하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17·19번째 환자는 지난달 콘퍼런스 참석차 방문한 싱가포르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콘퍼런스 참석자 중 확진자가 있었다는 연락을 받고 지난 4일과 5일 선별진료소를 찾아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18번째 환자는 4일 확진된 16번 환자의 딸이다. 16번 환자는 지난달 중순 가족과 함께 태국 여행 후 귀국해 지난달 25일 발열과 오한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도 보건소에 신종 코로나 검사를 문의했지만,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는 이유로 검사 대상에선 제외됐다고 한다. 이후 다른 병원을 찾았고 상태가 더 나빠지자, 유전자 증폭검사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루 뒤에는 딸도 연달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국이 방역대상을 좁게 잡은 탓에 이들은 1차 감시망에서 벗어나 장시간(열흘~보름가량) 무방비로 노출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앞으로는 원인불명 폐렴 발생 시 중국 여행력이 없더라도 의사 판단에 따라 보건소에 신고하고 검사를 시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달 일본에서 한국으로 들어온 12번 환자(중국인)도 일본에서 확진자 발생 후, 접촉자 정보를 중국으로만 통보하는 바람에 초기 방역에 구멍이 뚫렸다.

방역망을 처음부터 넓게 잡았으면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을 못 막았다는 아쉬움이 크다. 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 당국이 예상치 못한 추가 감염자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도 건강을 챙기고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각자 개인 위생에 힘써야 한다. 확진자와의 접촉이 의심되거나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신고하고 스스로 격리하는 성숙한 시민정신이 필요하다. 정부는 모든 가능성에 대해 긴장의 고삐를 조여야 한다. 부족한 시약과 인력, 장비 등을 전력을 다해 확보하는 것은 물론 아시아권 환자가 늘고 있는 만큼 긴밀한 국제공조 방안도 찾아야 한다. 환자와 가족에 대한 정보 유출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5번째 환자에 이어 16번째 확진자의 동선과 환자 가족의 직장 등 개인정보가 담긴 문서가 유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한다. 이는 가짜뉴스와 함께 감염병 불안을 부추기는 반사회적 행위다.      

신종 코로나로 전 세계가 술렁이고 있다. 해외의 빠른 확산 속도에 비하면 한국은 비교적 대처를 잘해왔다. 이날 처음으로 2번 확진자가 완쾌돼 퇴원했고, 1번 확진자도 퇴원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신속,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방역에 전력을 다하는 정부와 의료진, 스스로 조심하고 위로·격려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함께할 때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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