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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참모본부가 어제 강원 인제군에서 닷새 전 수거한 북한의 무인정찰기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무인기에 장착된 카메라를 분석한 결과 경북 성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발사대 사진 10장을 포함해 모두 230여장의 사진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북한의 무인기가 전방지역에 국한돼 운용되는 게 아니라 군사분계선에서 260㎞ 정도 후방으로 깊숙이 날아와 전략무기가 배치된 군사 시설까지 촬영한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다. 2014년 4월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 카메라에서 서울 한복판에 있는 청와대를 찍은 사진이 나온 것에 버금가는 사건이다.

북한은 300~400대의 무인기를 운용하고 있다. 군사위성이 없어 무인기를 대남 감시·정찰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2014년 3~4월 파주, 삼척, 백령도 등에서 발견된 후 지속적으로 무인기가 관측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북한 조선중앙TV가 사드 위성사진이라며 방송한 바 있다. 이는 북한의 무인기가 이전에도 사드 부지를 촬영하고 돌아갔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북한은 자체 개발한 무인기를 공개하며 저공비행하는 항공기와 순항미사일까지 요격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항속거리나 무장 능력 등에서 북한의 무인기는 성능이 뛰어나지 못하다. 이번 무인기에 장착된 카메라도 해상도가 낮은 일반 카메라인 데다 촬영한 사진을 본부로 전송하는 기능도 없었다고 한다. 그래도 북한의 무인기에 대한 엄중한 대비가 필요하다. 무인기를 이용한 국지도발이나 화학무기 공격 등 최악의 상황에도 대응해야 한다. 3m 이하 소형 무인기는 타격은 물론 탐지도 어려운 만큼 적절한 대응 무기체계를 서둘러 갖출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한국군은 북한에 비해 압도적인 정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군사위성과 공중정찰기 등과 연계해 북한 전역을 상시 감시하고 있다. 원시적인 수준의 북한 정찰 능력과는 비교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보수 야당들이 벌써부터 영공이 뚫렸다느니, 안보에 구멍이 났다느니 하며 사안을 과장하고 있다. 북한은 핵무기와 대륙간탄도탄을 완성하기 직전까지 가 있다. 안보 위협의 경중을 가릴 줄 알아야 한다. 이런 점은 고려하지 않은 채 무작정 안보 불안을 조장하는 것은 정략적인 행태라고 볼 수밖에 없다. 북한 무인기의 성능과 위력에 대한 과장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경각심을 늦추지 않되 냉정한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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