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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의 집단감염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이태원 클럽을 필두로 물류센터, 학원, 종교시설 등에서 동시다발로 나타나고 있다. 개척교회 집단감염은 새로운 양상이다. 지난달 31일 인천 부평의 목사가 처음 감염된 이후 지금까지 23개 개척교회의 목사·신도 4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어제 확진자 38명 가운데 22명이 개척교회와 관련됐다. 개척교회가 집단감염의 새 불씨가 됐다. 

개척교회란 도시 변두리나 상가 밀집 지역에서 신도 100명 이하로 운영되는 소규모 교회를 말한다. 주말 예배를 중시하는 대형교회에 비해 부흥회·성경공부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주민 접촉 활동이 많다 보니 감염병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 실제 첫 확진 판정을 받은 부평 개척교회 목사는 지난달 25~28일 인천 미추홀구 개척교회 4곳을 돌며 부흥회와 연합 예배를 가졌다. 방역당국은 이들 소모임에 참여한 목사·신도의 73%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들 모임에 인천뿐 아니라 수도권 지역 개척교회 목사들이 대거 참석한 것이다. 개척교회 관련 감염이 일파만파로 번질까 우려된다. 

종교시설의 코로나19 감염은 개척교회가 처음이 아니다. 코로나19 초기 대폭발을 부른 신천지 교회를 제외하더라도 부산 온천교회, 서울 동안교회, 수원 생명샘교회, 성남 은혜의강교회 등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이들 중·대형 교회는 현장예배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등 신속한 대처로 코로나19 확산을 막아냈다. 그러나 개척교회는 기도회·성경공부 등 신도들 간 소모임이 많아 행정조치나 통제가 어렵다. 또 교회시설이 영세하고 재정자립도가 낮아 거리 두기 등 자체 방역 대책을 세우기도 쉽지 않다. 

지역사회에 파고드는 교회 개척은 개신교의 오랜 전도 방식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나 서울 명성교회 등 많은 신흥 대형교회들은 개척교회를 통해 성장했다. 교회 개척의 소명을 가진 목사들의 열정을 탓할 수는 없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상황에서는 신앙활동보다 주민의 안전이 먼저다. 개척교회는 즉각 종교 소모임을 취소 또는 연기하고 비대면 종교활동으로 전환해야 한다. 방역당국은 개척교회에서 방역협조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행정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확산세가 계속되면 다른 종교활동마저 제한을 받을 수 있다. 개척교회는 당국의 조치에 협력해 방역수칙 준수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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