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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7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결의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국회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당시 4당 원내총무의 합의로 정쟁을 중단했던 전례가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88 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 대회에 이어 대한민국의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고 국가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천금 같은 기회다. 대회 17일 동안 70억 세계인의 이목이 평창에 쏠릴 것이다. 개최국으로서 정부와 정치권, 시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단결해 당당하고 성숙한 모습을 보일 때 세계인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 것이다. 여기에 남과 북이 함께하는 건 금상첨화다. 개회식을 불과 이틀 앞두고 나오는 성공 결의문은 때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이다.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다. 보수야당은 연일 평창 올림픽에 색깔론을 덧씌우고 극단적 종북몰이를 하며 도 넘은 정치공세를 펼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대표부터 원내대표, 대변인을 가리지 않고 ‘평양올림픽’ 운운하며 황당하고 무책임한 선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여기에 일부 국민의당·바른정당 의원들까지 총리·장관을 상대로 “북한 대변인이냐”고 다그치는 등 막말 공세에 가세하고 있다. 한손으로 평창 성공을 다짐하면서, 다른 한손으로는 평창 올림픽을 비하하는 모순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한국당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남북 단일팀의 근거가 되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장애인동계올림픽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특별법 제85조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남북화해와 한반도 평화증진을 위하여 남북 단일팀 구성에 관하여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 법에 따라 남북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은 북한과 일본 여자 축구 결승전에서 ‘우리는 하나다’라는 현수막을 들고 북한 선수단과 함께 북한팀을 응원한 적도 있다. 내가 하면 ‘평화올림픽’이고, 남이 하면 ‘빨갱이 올림픽’이란 식이다. 시대가 바뀌고 시민의 정치적 의식도 성숙한 지금 지구촌 축제에 케케묵은 색깔론을 들이대는 공세가 먹힐 리 없다. 다만 이런 상식 이하의 정치적 구호가 난무하면서 자칫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식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이제 평창 올림픽에 참가하는 92개국 3000명에 이르는 선수들이 속속 입국하고 있다. 21개국 26명의 정상급 인사도 평창을 찾는다. 오랜만에 찾아온 소중한 기회다.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한반도 평화도 조성해야 한다. 국가적 책무이고 민족의 염원이다. 그러자면 힘을 모아야 한다. 야당은 올림픽 기간만이라도 자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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