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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평창 동계올림픽 고위급대표단으로 남한에 파견한다고 북한이 7일 밝혔다.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인 최휘 당 부위원장과 남북 고위급회담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도 대표단에 포함됐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북한 최고권력 가문인 ‘백두혈통’이자 김정은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방남기간 동안 김 위원장의 대리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폐회식 때 황병서·최룡해·김양건 등 ‘실세 3인방’의 방남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치적 무게가 실려 있다. 김 제1부부장의 남한 방문을 환영한다.

AFP연합뉴스

김정은 위원장이 김 제1부부장을 파견한 것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한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헌법상 국가 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에 더해 김 제1부부장을 보내기로 한 것은 최대한의 성의를 보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김 제1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김영남 위원장 면담이 성사된다면 배석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 문제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견해를 전달할 수 있다. 김 제1부부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나 구두 메시지를 가지고 내려올 가능성도 있다. 마찬가지로 남북관계에 대한 문 대통령의 남북관계 복안이나 국제사회의 북핵 우려를 가감 없이 김 위원장에게 전달할 수도 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간접대화의 메신저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청와대가 김 제1부부장의 방남을 “의미가 크다”며 환영한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일 것이다.

김 제1부부장의 파견으로 정부는 큰 힘을 얻게 됐다. 그렇잖아도 평창 올림픽은 사사건건 북한 참가를 문제 삼는 국내 보수세력과 대북 강경 목소리를 누그러뜨리지 않는 미국의 공세에 부분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빚어왔다. 정부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정부는 김 제1부부장의 방남을 남북교류의 제도화와 북·미대화 모멘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김 제1부부장도 방남기간 중 평화올림픽 개최에 협력하는 것은 물론 북핵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겸허히 청취할 필요가 있다. 미국도 북한의 진정성이 확인된 만큼 북한이 한·미공조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체제에 균열을 내려는 것이라는 의심을 거두고 평화올림픽 개최를 위해 적극 협력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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