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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엄한 짓 그만해라” “왜 엄한 사람 잡고 그래?” 등의 글에서 보듯이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엄한 짓’이나 ‘엄한 사람’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고 듣는다.

‘엄한’을 ‘엉뚱하다’ 정도의 뜻으로 알고 쓰는 사람이 꽤 많은 듯하다. 그런데 ‘엄한’은 ‘엉뚱하다’란 의미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말이다.

 

(경향DB)

‘며느리에게 엄한 시어머니’처럼 ‘성격이나 행동이 철저하고 까다롭다’란 뜻으로 ‘엄하다’를 쓸 수는 있다. 하지만 ‘엄한 시어머니’의 예와 달리 ‘엄한 짓’이나 ‘엄한 사람’의 ‘엄한’은 ‘엄하다’란 의미로 쓰인 게 아니다. 결론적으로 앞 예문의 ‘엄한 짓’이나 ‘엄한 사람’은 바른 표현이 아니다. 이때는 ‘엄한’이란 말 대신 ‘애먼’을 써 ‘애먼 짓’이나 ‘애먼 사람’이라고 해야 이치에 맞는 말이 된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은 ‘애먼’을 ‘일의 결과가 다른 데로 돌아가 억울하거나 엉뚱하게 느껴지는’으로 뜻풀이하고 있다. 그러면서 “애먼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다” “정작 죄진 놈들은 도망친 다음이라 애먼 사람들이 얻어맞고 나동그라졌다” “해야 할 일은 제쳐 놓고 애먼 일을 붙들고 있다” 등을 예문으로 올려놓았다.

사족 하나 덧붙이자면, 일부 지방에서는 ‘애먼’과 같은 뜻으로 ‘어만’ ‘어먼’ 등을 쓰기도 하는데 이도 표준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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