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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칼럼

[여적]자율주행시대

opinionX 2020. 1. 6. 14:45

얼마 전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광고 하나가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다. 반려견 ‘테리’(래브라도 레트리버)가 주인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테리는 침대에 웅크리고 있다가 어린 시절 공을 입에 문 채 ‘형’과 함께 찍은 사진을 쳐다본다. 뭔가 결심한 듯, 공을 물고 집을 나선다. 완전자율주행 전기자동차가 집 앞에서 테리를 기다린다. “헬로 테리!” 뒷좌석에 오른 테리는 어린 시절 형과 함께했던 기분 좋은 꿈을 꾼다. 알아서 달린 자동차는 늦은 밤 어느 주택가에 선다. 그리고 그 길의 끝에 훌쩍 커버린 사진 속 형이 테리를 반긴다.

자율주행시대가 가져올 우리의 미래다. 정부가 5일 부분자율주행차(레벨3) 안전기준을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7월부터 레벨3 자율주행차의 출시·판매가 가능해져, 실제 도로주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레벨3 차량부터 자율주행차로 분류된다. 운전자가 있어야 움직이지만 ‘돌발상황’이 아니면 차로유지 자율주행을 한다. 위급상황에서 운전자 반응이 없으면, 스스로 속도를 줄이고 방향을 전환한다. 레벨3 상용화의 의미는 작지 않다. 이른 시일 내에 완전자율주행시대(레벨5)가 올 것이란 뜻이기 때문이다. 사망 교통사고의 주범인 졸음·고령자·음주 운전 대부분이 사라질 것이다. 게다가 ‘하늘을 나는 차’도 머지않아 도입된다고 한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첫 ‘국제가전박람회 2020’에서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신개념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공개한다.

완전자율주행차에 하늘을 나는 자동차까지, 상상만 해도 즐거운 일이다. 교통·물류 체계는 물론 주거·식생활 등 인류의 삶에 혁명적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그사이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일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자율주행은 운전자 조작 없이 자동차 스스로 도로를 달리는 것이다. 자동차, 정보통신(IT), 네트워킹 기술 등이 합쳐진 결과물이다. 그런데 사고발생 시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정보공개는 어디까지 할 것인지 등 법 정비는 여전히 더디다. 대리기사와 택시·버스업계, 물류업계 등 관련 산업에 미칠 영향도 우려된다. 혜택이 크고,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인 만큼 사회적 합의가 어렵지 않을 수 있으나, 미리미리 준비해 불필요한 갈등·논란을 없애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

<김종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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