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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예술(미술)이라는 개념은 문자 그대로 공공영역에서 대중을 지향하고 그들의 정서에 개입하는 예술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지난 2005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5회를 맞는 트리엔날레 형식의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 5)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APAP는 공공예술(미술)의 형태를 띠면서도 시 단위의 지방자치단체에서 국비 지원 없이 추진해 온 유일한 국제적 예술축제이다. 비록 시작 단계에 있기는 하지만 시각예술 축제를 통해 지역의 공간 효율을 높여 주민들의 문화복지에 기여하고자 한다. 더 나아가 시민의식과 주민들의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산업생산성이나 고용 확대에까지 효과를 발생시킨다면 산업사회를 거쳐 온 우리나라의 현대화 과정에서 대중과 예술이 분리되어 온 현상을 잘 극복해낸 대표적인 사례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예술은 대중과 적극적인 소통을 가능하게 했던 이야기 형식의 표현을 넘어서 개인의 사고 및 경험과 감정으로 몰입하는 추상화와 형이상학화로 환원되게 됨으로써 대중과 멀어져 왔다. 여기에 상업주의가 가세하면서 대중이 예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제공하지 않았으며, 역설적으로 이런 흐름이 결국 일반 대중의 정서에 다가서는 공공예술의 출현을 부르게 됐다고 할 수도 있다.

전통적 개념에서의 공공미술은 장소라는 물리적 공간에서 작품을 가지고 대중과 소통하는 데 반해, 새로운 공공미술의 개념은 이러한 장소를 물리적 장소로만 한정하지 않고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소통을 지향하는 공간으로 확장시키며, 그런 의미에 맞는 작품으로 지역공동체와 관람객의 적극적인 개입과 참여를 유도한다.

안양시는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외에도 도시경관 조성에 미적 차원을 부여하는 아트시티21, 안양 공공디자인사업(APDP) 등을 추진하며, 도시의 예술적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사업들이 사업 간 중복이 발생해 시너지 창출이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앞으로는 이들 사업의 통합적 추진과 유기적 연결을 위한 제도적 장치와 시스템 보완이 이루어지고 사업의 지속성, 전문성이 담보되는 환경이 요구된다.

하계훈 |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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