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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신’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져야 할 몸가짐이나 행동을 말한다. ‘채신’은 단독으론 거의 쓰이지 않는다. 주로 ‘없다’나 ‘사납다’와 짝을 이루어 ‘채신없다’ ‘채신사납다’ 형태로 사용되며, 부정적인 의미를 나타낸다. ‘채신없다’는 ‘말이나 행동이 경솔하여 위엄이나 신망이 없다’란 뜻이다.

‘채신머리없다’ ‘채신머리사납다’와 같은 표현도 자주 볼 수 있는데 ‘채신머리’는 ‘채신’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머리’는 일부 명사 뒤에 붙어 비하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다. ‘싹수머리’ ‘안달머리’ ‘인정머리’ ‘주변머리’ ‘주책머리’의 ‘머리’들이 그렇다.

일러스트_ 김상민 기자

한데 ‘채신없다’나 ‘채신사납다’를 ‘체신없다’와 ‘체신사납다’로 쓰는 사람이 더러 있다. 이 말을 몸 체(體)에 몸 신(身)이 더해진 ‘체신’(사람의 몸뚱이)과 관련 있는 것으로 생각해서 그리 쓰는 듯한데, 틀린 표현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채신’은 한자말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한자말인 ‘처신(處身)’이 세월을 거치면서 고유어처럼 바뀐 말이다. 사전은 ‘채신’을 ‘처신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설명한다. ‘채신없다’ ‘채신사납다’는 ‘처신없다’ ‘처신사납다’와 한뜻인 셈이다. 모두 사전에 있는 말이지만 일상생활에선 ‘채신없다’ ‘채신사납다’가 더 많이 쓰인다. ‘채신’은 고유어처럼 굳어졌으므로 한자 없이 한글로만 쓴다.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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