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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치킨’을 참 좋아하는 것 같다. 맛있는 치킨을 하느님에 빗댄 ‘치느님’이란 신조어가 생길 정도이니 말이다. 일과 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치맥’은 하루의 피로를 잊게 한다. ‘치느님’은 ‘치킨’과 ‘하느님’, ‘치맥’은 ‘치킨’과 ‘맥주’를 줄여 만든 표현이다.
출처: 경향신문DB
‘치맥’은 ‘치킨’과 ‘맥주’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준말이다. 이런 말을 ‘두자어’라고 한다. 단어 전체를 이루는 각각의 단어에서 첫 글자만 따서 만든 말이라는 뜻이다. 합성어와는 다르다. 우리말에서 두자어는 ‘노동조합’을 ‘노조’로 줄이는 것처럼 일반적으로 한자말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다. 한데 ‘치맥’은 이런 규칙에서 조금 벗어나 있다. ‘치킨’은 외래어이기 때문이다.
반면 ‘치느님’은 머리글자인 ‘치’와 뒷글자인 ‘느님’을 합성해 만든 말이다. 이런 말을 ‘혼성어’라고 한다. ‘스모그(스모크+포그)’에서 보듯 보통 영어권에서 준말을 만들어 쓰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우리말법에도 어긋나지만 자연스럽지도 않다. 해서 개인적으론 이처럼 단어를 합성해 만들어 쓰는 것에 불편함을 느낀다.
별것을 다 불편해한다고 핀잔주는 사람도 있겠다. 그래도 직업병 때문에 어쩔 수 없다. 편안함만 좇아 억지스레 줄여 만든 말은 원활한 의사소통을 가로막고 우리말을 병들게 한다. 우리말법에 맞는 쉬운 말을 쓰려는 노력과 관심이 필요한 때다.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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