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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서 이겼을 때 선수들이 감독을 번쩍 던져 올렸다 받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처럼 사람의 몸을 번쩍 들어 던져 올렸다 받았다 하는 일을 뜻하는 말은 헹가래이다. ‘행가래’ ‘행가레’ ‘헹가레는 모두 틀린 말이다. ‘헹가래는 기쁘거나 좋은 일이 있는 사람에게 한다.

ⓒ 경향신문

헹가래가 외래어인 줄 아는 사람이 많은데, ‘헹가래는 순우리말이다. ‘헹가래는 여러 명이 힘을 합해 가래란 농기구를 사용하는 것에서 유래되었다. 흙을 파헤치거나 떠서 던지는 기구인 가래는 혼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힘을 보태야 한다. 이 때문에 작업 전 가래질을 하는 사람들끼리 손이 맞나 맞춰보곤 했는데, 이를 헹가래라고 했다.

헹가래가 축하하는 동작만을 일컫는 것은 아니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 벌줄 때도 헹가래를 했다. 고전소설 <흥부전>에 박에서 나온 사람들이 놀부를 허영가래(헹가래) 치며 벌주는 장면이 나온다. 지금은 벌준다는 의미로는 쓰이지 않는다. 이같이 헹가래는 예전엔 기쁜 일을 축하하거나 잘못이 있는 사람을 벌줄때 모두 쓸 수 있는 말이었지만 지금은 기쁘고 좋은 일이 있을 때만 하는 동작으로 의미가 변했다.

헹가래의 어원은 분명치 않다. ‘허영가래가 줄어 헹가래가 되었다는 설, ‘헛가래에서 헌가래’ ‘헝가래의 변천 과정을 거쳐 헹가래가 되었다는 설이 있다.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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