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태하면) 신고한다. 불법인 거 알지?” KBS 드라마 . 부부는 아이를 낳지 않기로 약속하고 결혼했다. 예정에 없던 아이가 생기자 아내는 임신중절수술을 받으려 한다. 병원에 나타난 남편은 아내가 뜻을 굽히지 않자 협박한다. (2018년 1월)# “(낙태하려는 여성은) 성교는 하되 그에 따른 결과인 임신·출산은 원하지 않는 사람.”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공개변론을 앞두고 법무부가 낸 변론서다. 법무부는 “자의에 의한 성교는 응당 임신에 대한 미필적 인식을 가지고 있다 할 것”이라고 했다. (2018년 5월)# 보건복지부가 임신중절 수술을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포함시키고 ‘형법 270조를 위반해 낙태하게 한 경우 자격정지 1개월에 처한다’는 내용의 의료관계 행정처분규칙 개정안을 공포했다. 산부인과 ..
“두려워 마십시오. 저희 의사들이 당신을 돕고 당신의 아이를 지킬 것입니다.” 2009년 12월, 프로라이트 의사회가 출범했다. 불법적이고 비윤리적인 낙태 시술 근절을 목표로 만들어진 이 단체는 이듬해 2월, 불법 낙태 수술을 하는 병원 3곳과 의사 8명을 검찰에 고발한다. 산부인과 의사가 동료의사를 고발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었지만, 그로 인한 파장은 컸다. 그간 암암리에 낙태를 해오던 산부인과들이 시술을 중단한 것이다. 낙태를 하러 온 여성들은 “안 한다”는 말을 듣고 쓸쓸히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렇다고 그들이 낙태를 포기할 리는 만무했다. 미혼모가 되는 게 두려워서, 원하지 않는 성관계로 인해 임신이 됐을 때, 한 명을 더 낳아 키우는 게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기혼자 등등 다들 낙태를 해야 할 ..
제럴딘은 10년 전 친구의 소개로 한 남성을 만났다. 필리핀인 제럴딘은 어학원 영어교사였고, 남성은 한국에서 필리핀으로 와 수학 교사로 일했다. 두 사람은 연인이 됐다. 하지만 제럴딘이 임신을 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끝났다. 임신 소식을 알게되자, 남성은 한국으로 떠났다. 아들 제라드는 아버지 없이 여덟 살까지 자랐다. “아빠는 왜 없을까”라는 의문은 제라드의 정체성에 큰 구멍으로 남았다. 모자는 한국으로 왔다. 낯선 나라의 국회 앞에 서서 피켓을 들었다. “코피노에게 행복을 찾아주세요.” 지난해 한국일보에 소개된 사연이다. 제라드는 ‘코피노(Kopino)’다. 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아이를 일컫는 코피노는 4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코피노 아이들이 아빠를 찾습니다’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