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과 곧잘 비교됐던 미국 대통령은 앤드루 잭슨(1767~1845)이다. 미국 제7대 대통령이었던 잭슨은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독학으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비주류 출신이다. 정치조직을 활용하지 않고 유권자를 상대로 유세를 벌여 당선된 최초의 미국 대통령인 잭슨의 지지계층은 노동자·농민 등 서민이었다. 하지만 주류 정치인들은 그를 ‘서부 출신 촌뜨기 대통령’으로 경시했다. 그래서였을까. 잭슨은 대통령 취임 이후 자신과 대립각을 세운 각료들을 제쳐두고 측근들과 국정을 논의했다. 이에 반발한 각료들은 잭슨이 ‘키친 캐비닛’(주방 내각)을 운영한다고 비난했다. 미국 가정에선 일반 손님은 응접실(Parlor)까지만 들이고, 친한 사이만 주방(Kitchen) 출입을 허용한다. 이에 빗대 미국 정가..
검찰청 조사실에서 점퍼 지퍼를 반쯤 내린 채 팔짱을 끼고 있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그 앞에서 두 손을 모으고 있는 검사. 어제자 조선일보에 실린 사진은 우 전 수석에 대한 검찰 수사가 그동안 어떻게 진행됐는지 짐작하게 해준다. 사진 속 우 전 수석은 피의자가 아니라 후배 검사에게 명령을 내리는 검찰 간부의 모습이다. 수석직에서 물러났는데도 이 정도이니 현직 때는 그 위세가 어떠했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우 전 수석은 조사받기 전 수사팀장인 윤갑근 고검장에게 차 대접도 받았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돼 당시 대검 중수부장(지검장급)이 준 차를 마신 것과 비교하면 우 전 수석에 대한 검찰의 예우가 전직 대통령보다 더 높은 셈이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은 당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부장..
그 사이에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난 지 6년이 지났다는 사실을 건네 들으면서 나도 깜짝 놀랐다. 그새 6년이나 지났단 말이야? 그가 슬프게 우리를 떠난 지 6년이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야당발 뉴스에서 인물이든 개념이든, 가장 많이 호명되는 단어로 남아있다. 새정치민주연합에 있는 모든 사람은, 그와 친한가 아니면 그와 친하지 않은가, 그렇게 규정된다. 사람들이 스스로 그것을 칭하든 혹은 언론에 의해서 규정된 프레임이든, 그와의 친소 관계에 의해서 규정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의 자살도 비극적이지만, 그의 사후에 벌어진 일들 역시 비극적이다. 더욱 비극적인 것은, 그 비극이 6년이라는 시간을 지나 희극 그것도 극단적인 희극으로 자기 완결성의 형태를 가지게 된다는 것 아니겠는가 싶다. 기호학자 움베르트 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