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한 3일 광화문광장은 휴일 나들이 인파로 북적였다. 눈부신 초가을 햇살 아래 시민들의 표정은 밝았다. 아이들은 달리고 소리치고 웃었다. 보수층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안보불감증이라고 개탄했다. 하지만 엄중한 정세라고 해도 이 정도의 행복과 평화조차 허용될 수 없다는 것은 과도한 엄숙주의다. 70년 가까이 머리띠 두르고 북한 규탄 구호를 외쳤어도 달라진 것은 없지 않은가. 1주일 전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이 일본 상공을 통과해 날아갔을 때 일본은 발칵 뒤집어졌다. 학교가 휴교하고 신칸센이 멈춰서고 신문들은 앞다퉈 호외를 냈다. 일본 정부는 긴급 대피령인 ‘J얼러트’를 발령했다. 지진 때 침착하게 대응하는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반대로 한국인은 지진을 더 두려워한다. 북핵을 머..
북한에 17개월 동안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풀려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귀국 엿새 만에 숨졌다. 미국인은 물론 전 세계인이 웜비어의 죽음을 애도하고 북한의 반인권적 행태에 분노하고 있다. 무고한 관광객을 억류하다 숨지게 만든 북한의 야만적 행태는 어떤 이유로든 합리화할 수 없다. 북한의 반인권적 폭거를 규탄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웜비어 가족에게 조의 전보를 보내 위로하면서 “북한이 인류보편적 규범과 가치인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대단히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웜비어의 명복을 빈다. 웜비어는 북한 여행 전까지만 해도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스물두 살 청년이었다. 그런 그가 지난해 3월 억류된 직후 갑자기 식물인간이 됐다. 북한은 그가 식중독에 걸린 뒤 수면제를 복용했다가 혼수상태에서 빠졌다고 ..
방한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1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개정에 나서겠다고 했다. 펜스 부통령은 주한 미 상공회의소 환영행사에 참석해 “지난 5년간 한국을 상대로 한 미국의 무역적자가 두 배 이상 증가했고, 미국 산업이 진출하기에 (한국시장의) 장벽이 너무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펜스는 ‘공정한 무역’ ‘무역상대방의 이익’ ‘양국의 밝은 미래’라며 포장을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그동안 한·미 FTA로 미국이 손해를 봤으니 양국 간 협정내용을 미국에 유리하게 손보겠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한·미 FTA에 대한 생각은 ‘미국 노동자의 이익과 미국의 성장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 한·미 FTA를 ‘일자리를 죽이는 협정’ ‘재앙’이라는 극단적인 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은 소리만 요란했다. 북핵 공동대응책은 나오지 않았다. 미국은 이번에도 중국역할론에 매달렸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이 안 나서면 미국이 독자적 방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이 맘먹고 나서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는 식이다. 오래된 궁금증, 중국이 적극 행동하면 북핵 문제가 풀릴 수 있나. 사실 검증(팩트 체크)이 필요하다. 예컨대 중국이 북한행 석유파이프를 잠그면 북한이 핵을 포기할까. 아닐 것이다. 핵과 체제를 동일시하는 북한이 체제와 연료 중 뭘 선택할지는 물어볼 필요도 없다. 그에 앞서 중국은 석유파이프를 잠그는 데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라는 전략적 자산을 잃는 것을 감수할 이유가 없을 테니까 말이다. 중국역할론은..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가 확정되던 날, 인터넷에는 ‘6자회담 가상도’라는 그림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북핵 문제 해결의 가장 합리적 해법이 되어야 할 6자회담의 참석자들을 사진과 함께 올린 것인데, 다 아는 내용이지만 막상 모아놓고 보면 한숨이 나온다. 트럼프, 시진핑, 푸틴, 아베, 김정은, 그리고 박근혜. 시진핑 정도가 예외랄까, 도무지 제정신으로 보이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심지어 이 맥락에서는 아베가 몹시 멀쩡해 보인다는 평도 있었으니 말이다. 이들이 모여서 회담을 한다면 북핵 문제의 합리적 해법은 고사하고 당장 3차대전이라도 시작하지 않을까 걱정이 될 지경이다. 왜 이렇게 된 걸까. 세계로 눈을 돌려보면 이건 6자회담 참가국만의 일이 아니다. 히틀러의 고향인 오스트리..
트위터코리아가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와 함께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트위터에서 가장 이슈가 된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2016 민중총궐기대회’와 미국 대통령 선거 관련 이슈가 가장 많은 대화를 생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민중총궐기’다.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트위터 내에서 관련 트윗이 총 130만건 생성됐다. 집회 당일인 12일 오후 10시30분쯤에는 광화문광장 주변 빌딩 옥상에서 촬영해 광장을 가득 메운 집회 사진 등의 트윗이 분당 1200여건 발생할 정도로 현장 분위기를 전달하는 트윗량이 폭증했다. 주최 측 추산 100만명(경찰 추산 26만명)이 광화문광장에 모여 ‘박근혜 하야’를 외치며 촛불 파도타기를 하는 영상은 1만2000번 이상 리트윗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