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강서구의 서울식물원은 그 규모가 엄청나다. 무릇 아니 그런 데가 어디 있겠더냐. 이곳도 시설은 사람들이 전적으로 만들었지만 그 운영권의 절반은 하늘이 소유하고 있다. 임시개장을 했지만 당장 야외에 꽂혀 있는 나무들은 내년 봄을 하릴없이 기다리고 있다. 하늘에서 보면 거대한 꽃잎 모양의 온실로 발길을 돌려 열대관과 지중해관을 둘러보았다. 에 등장하는 바오바브나무를 설명하는 안내판의 한 구절을 인상적으로 마음에 담고 바로 이웃한 겸재정선미술관으로 향했다. “바오바브나무는 2000년 이상 생육이 가능한 식물이다. 옛아프리카 원주민들은 원통이 크고 중간이 비어 있는 바오바브나무를 무덤으로도 사용했다.” 겸재의 그림은 이른바 진경산수의 경지를 체득한 작품이다. 겸재의 산수화는 너무 멀리 있는 풍경을 담..
6·13 지방선거와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한 뉴스들이 풍미한 가운데 국립생태원이 1974년부터 누적된 조사자료와 지난 4년간의 조사자료를 비교 분석한 DMZ 일원의 생태계 조사결과를 발표한 뉴스가 눈길을 끌었다. DMZ에 곤충류, 식물,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연못, 웅덩이 등의 바닥을 생활터전으로 삼으며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한 척추 없는 동물), 조류, 거미류, 담수어류, 포유류, 양서·파충류 등 8개 분야 총 5929종의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이 중에는 사향노루·수달 등 포유류, 검독수리·노랑부리백로 등 조류, 구렁이·금개구리 등 양서·파충류, 애기뿔소똥구리·왕은점표범나비 등 육상곤충, 가는돌고기·가시고기 등 담수어류, 가는동자꽃·가시오갈피 나무 등 식물을 포함한 멸종..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의 에는 바오바브나무에 관한 얘기가 나온다. 어린 왕자가 사는 작은 별 B612에는 바오바브나무 씨앗이 널려 있었다. 바오바브나무의 뿌리가 작은 별에 구멍을 뚫어 산산조각을 낼 것을 걱정한 어린 왕자는 “부지런히 싹을 뽑아 없애 버려야 한다”고 했다. 생텍쥐페리는 ‘쓸데없는 욕심’을 바오바브나무에 비유한 것이다. 하지만 바오바브나무는 꽤 쓸모 있는 나무다. 높이 20m, 둘레 40m까지 자라는 이 거목(巨木)은 세네갈 말로 ‘1000년의 나무’라는 뜻이다. 아프리카의 사바나 기후에서 주로 자라는 바오바브나무의 수령은 2000년에 이른다. 땅속에 뿌리를 깊게 내리고, 줄기에 수분을 저장해 건조한 기후에서도 자라는 생명력 강한 나무인 것이다. 바오바브나무군은 마다가스카르섬에 6종, 아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