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에는 많은 국가의 보건의료 관계자와 학자들이 방문하고 있다. 이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목적은 그들 국가에 건강보험제도를 도입하는데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을 모델로 삼기 위해서다. 이들 국가가 우리의 제도를 배워가려는 이유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기간인 제도시행 불과 12년 만에 전 국민 개보험 시대를 개막하였고,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여 국민의 기대수명과 영아사망률 등 보건의료의 각종 지표에서 OECD국가의 평균을 상회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역사가 짧은 우리 제도가 세계에서 우수한 제도로 평가 받으며 배움의 대상이 된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자부심을 느낀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엔 두 가지의 큰 숙제를 안고 있어..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선언 이후, 여기저기서 기대와 불안이 섞인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에는 일부 의사단체 회원들이 모여 건강보험 개편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전면 비급여를 철회하고 의료수가를 올려달라는 이들의 주장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결국 이번 일부 의사단체의 ‘투쟁’ 역시 성공할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지난 100년간 한국 의사 사회가 이렇게 늘 ‘지는 싸움’만을 해왔다는 것이다. 한국 의사 사회는 우리나라 의료보장제도를 시작할 때 관행 수가의 55%에 불과한 낮은 수가를 채택한 것이 모든 문제의 원죄(原罪)라고 이야기한다. 이 주장은 의사 사회 내에서 서로 인용되면서 강화되어 ‘절대 진리’가 되었다. 의료 과정의 불친절, 과잉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