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검사를 만나본 적은 없다. 이름을 적어놓았던 메모지도 지금은 없어졌다. 그런데도 검사 하면 그가 생각나는 이유는 전해들은 인상이 너무 강렬했기 때문일 것이다.10여년 전 우연히 탄 택시의 기사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낮에 한 검사에게 점심을 샀다”고 말했다. 그는 의류 제조업체의 사장이었다고 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공식 후원업체로까지 지정됐다고 하니 꽤 규모가 큰 회사였던 모양이다. 하지만 월드컵 때의 투자로 부도가 났다. 그는 전 재산을 털었지만 빚을 다 갚지 못했고, 고소를 당해 그 검사를 만나게 됐다.검사는 조사가 끝나던 날 “300만원 있느냐”며 “그 돈만 갚으면 모든 문제가 끝난다”고 했다. 그에게는 300만원도 없었다. 검사는 “내가 빌려줄 테니 나중에 갚으라”며 300만원을..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에서 여주인공 마이듬 검사(정려원 분)는 독특한 캐릭터였다.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의 캔디도, 착하고 아름다워 남자에게 구원받는 신데렐라도 아니었다. “나는 약자를 위해 싸우지 않는다. 나를 위해 싸운다”며 거침없이 야망을 드러내는 여성이었다. 드라마는 마이듬이 여성·아동 대상 성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내면적 성장을 이루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 호평받았다. ‘2017 KBS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배우 정려원씨의 수상소감도 마이듬다웠다. “(성범죄는) 감기처럼 만연하게 퍼져 있지만 가해자들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 드라마를 통해 성범죄, 성폭력에 대한 법이 강화돼 가해자들이 처벌을 제대로 받고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더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