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꾼 사건이 있습니다. 그날도 평범한 일상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차가운 겨울 바람을 보내고 따사로운 봄날을 맞을 생각에 가슴은 두근댔습니다. 그런데 5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이날이 우리의 운명을 바꾸고, 우리의 시각을 바꿀 중대한 사건의 시작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2014년 4월16일 수요일 아침. “그러면 그렇지.” “그럴 리가 없지.” 일상에서 우리가 흔히 내뱉는 이 말이 내 입에서도 새어나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뚫린 사회안전망의 작은 구멍에서 새어나온 오보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세를 고쳐 앉았습니다. 그리고 계속 주시했습니다. 전 국민의 눈과 귀는 이미 바다로, 항구로, 그리고 세월호 속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때는 알 수 ..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등이 박근혜 전 대통령, 황교안 전 법무부 장관(현 자유한국당 대표),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현 한국당 의원),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17명과 목포해양경찰서 상황실을 세월호 참사 책임자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퇴선명령을 하지 않은 죄’ ‘진상규명을 방해·은폐한 죄’ ‘재난상황 대응을 잘못한 죄’ 등을 저질렀는지를 수사해달라고 요구했다. 유가족 등이 참사 책임자를 지목하고 구체적 혐의까지 들어 수사를 촉구한 것은 참사 후 5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304명의 희생자를 낸 참사 원인을 여전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달 중 발간될 정부 차원의 ‘세월호 백서’에는 참사 원인에 대한 내용은 없다고 한다. 진상을 규명해야 할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
304명의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조성 중인 ‘기억공간’이 서울 광화문광장을 제외하고는 5년이 지나도록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조성될 추모공원인 ‘4·16 생명안전공원’은 봉안시설 유치를 반대하는 일부 지역주민의 반발로 4년여를 표류하다, 지난 2월 말에야 조성계획이 마련됐다. 참사로 숨진 단원고 2학년 학생 250명이 다니던 교실을 재현한 ‘기억교실’ 등이 꾸며질 ‘4·16 민주시민교육원’은 오는 9월에나 조성사업이 본격화된다. 부지를 놓고 안산시와 교육지원청이 3년여를 허송하다 최근에야 상록구청 인근 은하수공원에 조성키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전남 진도 팽목항의 ‘기억공간’은 “진도항 확장 공사에 걸림돌이 된다”는 진도군의 반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