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13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김훈의 소설 에서 여성의 생리를 묘사한, ‘문제의 그 단락’을 본 것은 수개월 전이었다. 누군가 자신의 블로그에 ‘말도 안된다’며 올렸던 글에서다. 뭔가에 홀렸던 건지 내 머릿속에 남은 건 이랬다. 자동차 조수석에 앉은, 몸이 불편한 언니가 설사를 해버린 난감한 상황에서 그것을 군말 없이 살뜰히 치워주는 배려심 깊은 동생. 그렇게 몸이 망가져가다 나중에 폐경을 맞게 되는 언니와 동생이 자신들의 삶을 쓸쓸하게 관조하는 이야기겠거니 했다. 잊고 지냈던 그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된 건 최근 그 소설이 소셜미디어를 달구면서다. 그 ‘설사장면’이 뭐가 어떻길래 이 야단법석인가 싶었다. 다시 찬찬히 읽어보고서야 상황 파악이 됐다. 한국 문단을 대표한다는 작가가 객관적인 현상을 ..
소설가 김훈이 ‘생리’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2005년 쓴 단편소설 ‘언니의 폐경’에서 묘사한 장면 때문이다. “뜨거워. 몸속에서 밀려나와”로 시작하는, 중년의 여동생이 언니의 생리혈을 처리해주는 장면은 단락째 캡처돼 인터넷을 떠돌았다. 여성들의 실제 생리와는 동떨어진 묘사, 성적이고 관음증적인 시선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언니의 폐경’은 안 읽어도 문제의 장면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정도가 됐다. 논란은 김씨의 ‘해명’으로 되레 더 커졌다. 장편소설 100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김씨는 “여자를 생명체로 묘사하는 것을 할 수는 있지만 역할과 기능을 가진 인격체로 묘사하는 데 서투르다. 여자에 대한 악의나 편견을 가진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들끓었다. “인류 절반을 인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