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확행(小確幸). 작지만 일상에서 실현 가능한 소소한 행복이라는 뜻으로 요즘 젊은 세대에게 유행하고 있는 단어다. 소확행은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1986년에 발표한 수필집 에서 소개된 용어다. 세상에 나온 지 30년이 지나 국내에 정착한 소확행은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작은 위안을 주고 있다. 루이스 캐럴의 소설 에서 붉은 여왕은 엘리스에게 “제자리에 있고 싶으면 계속 뛰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이 나라에서는 내가 움직일 때 주변 세계도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주변보다 2~3배는 빨리 달려야 겨우 앞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모습이 소설 속 장면과 흡사하다. 남보다 앞서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자리라도 지키기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무조건 달려야 한다. 사회..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이른 더위에 공원 분수대는 물장구 치는 아이들로 떠들썩하고, 해수욕장은 벌써 시원한 바닷바람을 찾아 나선 인파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런 풍경들을 보면 답답한 도심의 일상을 훌훌 털고 ‘이번 여름휴가는 어디로 떠나볼까’ 하는 즐거운 고민을 시작하는 때가 왔음을 느끼게 된다. 요즘은 계절이나 시기에 상관없이 휴가를 즐기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고된 일상의 짐을 잠시 벗어던지고 휴식과 재충전을 하는 시간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여름휴가가 연상된다. 짧게는 1~2개월 전부터, 길게는 연초부터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니 말이다. 그렇다면 여름휴가에 가장 하고 싶은 여가활동은 무엇일까? 통계청의 ‘2017년 사회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들의 71.5%가 선호하는 여가활동으로 ‘여행’을 선택..
‘소확행’ ‘워라밸’ ‘케렌시아’, 지난 몇 달 내 사회학적 그물망에 걸린 말들이다. 소확행이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말한다면, 워라밸은 일과 생활이 조화로운 균형을 갖는 것을 뜻한다. 케렌시아는 나만의 휴식 공간을 지칭한다. 세 말들은 각각 의미의 초점이 다르다. 하지만 공통점도 존재한다. 개인과 여가를 강조한다는 점이다. 크게 보아 개인의 행복을 중시하는 개념들인 셈이다. 이 가운데 현대사회론을 공부하는 내 시선을 특별히 끄는 말은 소확행(小確幸)이다. 이 개념의 기원은 1986년에 발표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 다. 갓 구워낸 빵을 손으로 찢어서 먹는 것, 겨울밤 부스럭 소리를 내며 이불 속으로 들어오는 고양이의 감촉 등이 바로 행복이라는 메시지다. 하루키다운 감성이다. 우리 사회에선 지난해 김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