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맥주를 기어이 구독 리스트에 올리고 말았다. 술 사랑이 가장 큰 이유이긴 했지만, 그 구독 사이트는 술 말고도 다른 것으로 마음을 움직였다. 하얀 고래 한 마리다. 이 업체는 지구온난화로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멸종위기에 근접한 벨루가 고래 한 마리를 세계자연기금으로부터 입양했다고 한다. 물론 진짜 입양은 아니다. 멸종위기 근접종 또는 멸종위기종의 개체 유지 및 보호 활동에 후원금을 내는 방식이다. 한주 전쯤 맥주와 함께 벨루가 한 마리가 활짝 웃는 모양의 스티커가 배송돼 왔다. ‘고래야, 미안해!’아이를 키우면서 겁이 많아졌다. 우리 아이가 살아가야 할 환경이 더 나빠질 일만 남은 것인지 두렵다. 거북이가 빨대의 바다를 헤엄치고, 북극곰이 삶의 터전을 잃는 곳. 미세먼지를 실시간으로 체크해야 하고..
여행지마다 잊지 않고 사 모으는 게 있는데 에코백 천가방이다. 도시의 이름이나 어디 서점, 음반점 로고가 새겨진 에코백. 의 헨리 밀러나 작가 로렌스의 이름이 새겨진 에코백. 길에서 누군가 메고 가는 에코백 가운데 내가 좋아하는 작가나 화가, 가수의 이름과 도시가 새겨진 에코백을 만나면 무지 반갑다. 명품 가죽 가방도 하나쯤 뭐 좋겠지만, 거창하게 지구환경까지 말하고 싶진 않고, 에코백이 건강하고 멋져 보인다. 정성을 다해 직접 손바느질로 에코백을 만들어 들고 다니는 부인들도 있다. 따봉 따봉, 엄지손가락 척~. 요새는 해외 고급 백화점과 서점마다 필수로 에코백 판매대를 두고 있다. 일회용 포장, 비닐을 줄여 보자는 취지일 것이다. 실용성 말고 패션의 지위로까지 높이 올라가는 분위기다. 젊은 치들이 명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