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시안게임 개막 8일째인 지난달 26일 권경상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아시안게임을 운동회라고 하는 것은 굉장한 모욕”이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미숙하기 짝이 없는 운영으로 문제점이 속출하는 것과 관련해 기자들이 “아시안게임이 아니라 ‘아시아 운동회’라는 비난을 받는 근본 원인이 무엇이냐”고 묻자 이처럼 발끈하면서 “17번의 아시안게임 중 가장 진행이 잘되고 있다”고 강변한 것이다. 권 총장은 ‘역대 아시안게임 중 최고’ 운운했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주경기장 화장실 배관에서 소변물이 밖으로 새어나오고, 냉방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선수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경기장과 선수촌 주변에는 편의시설도 없었고, 선수들이 먹는 도시락에서 대장균이 검출되기도 했다. 안전..
인천 아시안게임의 개막식은 화려했다. 내가 살고 있는 인천이 맞나 싶을 정도로. 하지만 그 화려함을 걷어내고 내용을 살펴본 이들은 실망스러웠다는 표현을 서슴지 않는다. 개막식뿐일까? 연일 인천 아시안게임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들이 쏟아지고 있다. 더불어 인천 아시안게임과 같은 국제경기의 필요성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도 대두되고 있다. 아시안게임을 45억 아시안의 축제라고 하지만, 아시안게임 경기 입장권 전체 판매율은 20%에 머물고 있고, 그중 단체나 기업이 사들인 것이 80~90%라고 한다. 단체 예매 뒤 관람하지 않은 경우도 많아 시민단체들이 티켓 기부캠페인에 돌입했고, 전국 이·통장연합회에서는 입장권 판매 홍보활동에 나섰다. 국제경기에 공무원과 학생을 동원하는 것은 이제 관례가 되어 버렸다. 45억 아..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 인천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다.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지 않은 한반도, 한국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대도시로 성장한 인천에서 ‘평화의 숨결’을 확산시키겠다는 의지, 딱 들어맞는 슬로건이다. 나아가 45억 아시아인의 전쟁과 갈등을 치유하고 평화로운 아시아의 미래를 염원하는 의미의 슬로건으로 이해한다. 아시아인의 평화와 우정을 나누는 대제전이니, 다들 최고의 대회로 성공하길 바라는 마음 한결같을 것이다. 그러나 뭔가 어색한, 뭔가 빠진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북측 응원단이 참관하지 않은 경기가 이어지면서 이 대제전의 감동의 농도는 묽어지고 있다. 200여 선수단의 참가는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응원단이 빠진 북측 참가 경기는 어색하기 짝이 없다. 북측 참가 경기 그 어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