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과 황금폰. 해리슨 포드 주연의 할리우드 액션 어드벤처 영화 제목에 어울릴 것 같은 이 두 단어는 현재 우리 사회 상층부 남성 권력의 정치·젠더 폭력의 실체를 표상하는 기표들이다. 하나는 불타는 청춘의 욕망을 상징하는 클럽의 이름이고, 다른 하나는 뭔가 중대한 내용을 저장한 비밀 휴대폰을 지칭하는 이름이다. 두 기표는 이제 남성 상층부의 가부장 권력을 말할 때, 서로 분리할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가 되었다. 이 관계는 역사와 세대를 거쳐 재생산된다. 권번과 교방에서 요정과 궁정동 안가에 이르기까지, 버닝썬은 역사적으로 재생산된 정치·젠더 폭력 놀이방의 최신 버전이다. 정치·젠더 폭력의 놀이 장소로서 버닝썬은 간판만 다를 뿐이지, 과거 대원각, 궁정동과 동일 업소다. 이 업소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도 ..
연인 간 데이트폭력 사건이 빈발하고 있다. 경기 남양주에서는 남자친구에게 맞은 40대 여성이 의식불명에 빠졌다. 앞서 서울에서는 20대 남성이 여자친구를 마구 때려 치아 5개를 부러뜨리고 이를 말리는 사람들을 트럭으로 위협한 사건이 발생했다. 광주에서는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를 사귄다고 의심해 모텔에 감금하고 폭력을 휘두른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고, 지난달 충북 청주에서는 20대 남성이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사건이 일어났다. 경찰청에 따르면 데이트폭력으로 지난해 46명이 사망했다. 8일에 한 명꼴이다. 가해자 8367명이 입건돼 449명이 구속됐다. 데이트폭력은 주로 폐쇄된 사적 공간에서 일어난다. 피해자의 신고가 없으면 잘 드러나지 않아 실제 발생 건수는 경찰 집계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