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질병관리본부(질본)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고 보건복지부에 ‘보건’과 ‘복지’를 각각 담당하는 복수차관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 질병관리청 산하에 권역별 ‘질병대응센터’를 신설키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3일 이 같은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정부의 보건의료 기능을 강화하고, 질병관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본다. 이번 정부조직 개편의 핵심은 질본의 ‘청’으로의 승격이다. 복지부 소속기관인 질병관리본부가 중앙행정기관인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면 예산·인사·조직을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감염병 정책·집행에서 실질적 권한을 갖게 된다. 또 역학조사관 등 전문인력을 대폭 확충할 수 있어 신종 감염병에 대..
코로나19 사태 초기만 해도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겸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건강해 보였다. 그 뒤 정 본부장의 모습은 점차 초췌해졌는데, 외모만 본다면 요 몇 달 사이 10년의 시간이 훌쩍 지나간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정 본부장의 일정은 가히 살인적이었다. 아침 7시, 새벽 사이에 발생했던 코로나19 소식을 보고받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해 8시 방역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고, 11시에는 확진자 관련 역학조사 결과를 검토한다. 이런 일정은 밤늦게까지 계속되는데, 자정부터 새벽 2시까지 종합보고를 받고 전략 수립을 세우는 게 끝이라는 대목에 이르면 할 말을 잃게 된다. 주 52시간이 의무화된 시대에 하루 14시간씩, 휴일도 없이 일하는 분이 있다니, 아무리 비상시국이라 해도 좀 너무한 게 아닌가 싶다.원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