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돌아섰다. 검찰이 등을 돌린 것은 시민들에게 총을 겨눈 군과 경찰이 시민의 편에 선 것과 같다. 살아 있는 권력에 굴종하고 죽은 권력만 물어뜯는다는 ‘하이에나 검찰’의 재빠른 변신이다. 검찰은 촉이 빠르다. 검찰의 표변은 박근혜 대통령이 더 이상 살아 있는 권력이 아니란 뜻이다. 오동잎이 떨어지면 가을이 온 것을 안다. 국정복귀 일성으로 던진 ‘엘시티 철저 수사’ 지시는 지금 박근혜가 갖고 있는 패가 흑싸리 껍데기만큼 보잘것없다는 것을 만천하에 공개한 꼴이 됐다. 특검 후보로 반짝 거론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엘시티 이영복 회장과 친분이 있다. 부산의 룸살롱 마담이었던 그의 내연녀 임모씨(혼외아들의 생모)에게 레스토랑을 차려준 사람이 이영복이다. 하마터면 채동욱에게 조사를 받을 뻔한 박근혜는 ‘채..
발단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발언 한 토막이었다. 어쩌다 ‘최순실의 폭주’가 가능한 사회가 됐는가를 고민하던 터였다. 채 전 총장은 며칠 전 김어준의 팟캐스트에 나와 3년 전 국정원 댓글 수사를 하다 내쳐진 과정을 토로했다. ‘왜 잘렸나’라고 묻자 “법대로 하다가”라고 대답했다. 검찰이 권력 말을 왜 잘 듣느냐는 물음에는 “말 잘 들으면 승진시키고 말 안 들으면 물먹이고. 검찰총장까지 탈탈 털어 몰아내고. 뭐 그러면서 엎드리게 되고. 결과적으로 검사들이 평범한 직장인으로 돌아갔기 때문 아닌가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성과 당부가 가슴에 닿는 술회다. 조직이 샐러리맨화하면서 사회 전체가 초식동물화하고 있다는 얘기는 검찰뿐 아니라 관계, 정계, 언론계에서 늘 농담처럼 듣는 얘기다. 채 전 총장의 말처럼 이미..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 의혹’과 관련된 개인정보 불법유출 사건은 결국 미궁에 빠지고 말 것인가. 그제 1심에서 정보 유출 관련자 가운데 전 서울 서초구청 국장에게만 실형이 선고됐다고 한다. 전 청와대 행정관은 수사단계에서 범행을 시인했음에도 모호한 이유로 면죄부를 받았다. 앞서 검찰이 ‘윗선은 없다’며 꼬리를 잘랐는데, 그 꼬리마저 법망을 빠져나가게 된 것이다. 검찰총장이 불법적 뒷조사를 당하고 무고한 어린이의 사생활이 낱낱이 까발려졌는데도 책임지는 사람은 전직 구청 국장뿐이라니 어처구니가 없다. 서울중앙지법은 채 전 총장의 혼외자로 지목된 채모군의 정보를 불법조회한 혐의로 기소된 조이제 전 서초구청 국장에게 징역 8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채군 정보를 넘겨받은 국가정보원 직원 송모씨에게는 집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