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의 뻔한 잔수에 야당이 걸려들어 허우적거리고 있다. “진퇴를 국회에서 결정해달라”는 이간책에 주도권을 다투는 형국이다. 무능에 욕심이 더해진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 3당은 ‘대통령 임기 단축 협상 불가, 2일 탄핵안 국회 처리’ 등을 합의한 바 있다. 합의안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불협화음이 터져나온 것이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어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만나 박 대통령 사퇴 문제를 논의했다. 추 대표는 내년 1월 말, 김 전 대표는 4월30일 퇴진을 각각 주장했다. 양자 회동 소식이 전해지자 공동보조를 맞춰온 국민의당이 반발했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탄핵을 발의하자고 주장하던 추 대표가 내년 1월 대통령이 퇴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왜 이렇게 나가..
우리 헌법 본문 앞에는 전문(前文)이 있다. 헌법학자들은 이 전문이 본문의 각 조항을 지배하는 근본원리로서, 헌법의 본질적 부분을 이루는 ‘헌법의 헌법’이라고 본다. 그래서 헌법 전문은 당연히 헌법규범의 단계적 구조 중에서 본문에 우선하는 최상위의 근본규범이 된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으로 시작하는 헌법 전문에는 곧이어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는 부분이 나온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부정선거로 헌법을 유린하고 측근들의 부정축재를 용인한 이승만 정권에 대항한 시민혁명이 4·19혁명이다. 이리하여 4·19 시민혁명의 이념은 현재를 사는 대한민국 국민이 헌법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계승해 가야 할 이념이 된다. 지난 주말 5차 촛불집회는 서울 광화문에 150만명..
오늘 시위가 만들어내는 감동적인 장면들의 한 주인공은 10대들이다. 그들은 이번 시위에서 최초이자 거의 유일하게 ‘혁명’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급진적인 성인들도 꺼렸을 단어를 그들은 거리낌없이 내걸었고, 이 싸움이 박근혜 퇴진을 넘어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임을 환기했다. 아무래도 우리는 감동할 것 하나를 빠트린 듯하다. 우리는 그들에게 그런 걸 거의 가르치지 않았다. 우리가 가르친 건 이 고약한 자본 체제에서 나만 살아남는 법이었고, 그들의 미래를 위한 최선이라 믿었다. 그런데 혁명이라니, 세상에. 나는 잠시 어쭙잖은 감회에 젖는다. 15년 전 어느 날, 불현듯 나는 한국의 아이들이 전에 없던 특별한 상황에 처해 있음을 발견했다. 동네에서 뛰어놀던 아이들이 일제히 사라졌다는 것과 함께 늘 이어오던..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국무총리로,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경제부총리로 지명하는 등 개각을 발표했다. 청와대는 “정치권이 요구하는 거국중립내각 취지를 살리기 위해 참여정부 정책실장과 교육부총리를 지낸 김 교수를 책임총리로 발탁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개각에는 대통령이 사실상 2선 후퇴의 뜻을 담은 것”이라며 김 지명자가 내치를 맡고, 박 대통령은 외치를 맡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실시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야 3당은 한목소리로 개각 철회를 요구했고, 여당 내에서조차 일방적 개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실상이 드러나면서 국정이 멈춰 있다. 충격적인 사실이 끝없이 드러나면서 정부 부처들까지 일손을 놓고 있다. 북한 핵개발 등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