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칭이 깨져서 한쪽이 우월한 것을 의미하는 비대칭은 여러모로 활용되는 개념이다. 남북관계에서도 비대칭적인 군사력이 항상 문제였다. 전체적으로는 우리의 군사력이 우세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남한의 군사 대응에 비해서 북한이 절대적으로 우세한 부분이 있는데 그런 것을 비대칭 전력이라고 한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수십만에 달한다는 북한의 특수부대가 비대칭 전력이었고, 수년 전부터는 핵과 생화학무기 등이 중요한 비대칭 전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렇게 한쪽으로 치우친 전력은 유사시에 큰 문제가 되기 때문에 남북관계의 가장 첨예한 주제가 되고 있고 북·미 협상의 핵심이기도 하다. 비대칭은 군사력과 같은 거대 담론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정보의 비대칭은 우리 삶의 작은 부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데 ..
6년 전, 카이스트에서 넉 달 동안 학부생 4명이 연달아 자살해 사회적으로 충격을 안긴 적이 있었다. 무한경쟁을 요구하는 카이스트의 학사제도 등에 연일 거센 비판이 쏟아질 무렵, 한 교육 월간지에 실린 글을 읽게 됐다. 사회학자 엄기호씨가 카이스트 사태에 대해 여러 대학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눈 후 쓴 ‘동시대인의 죽음’이란 글이었다. “무한경쟁으로 인한 ‘모욕감’은 대학서열체제와 상관없이 모든 대학생들이 공유하고 있는 경험”인 만큼, 그가 만난 학생들 대부분은 자살한 카이스트생에게 ‘동시대인’으로서 공감을 표했다. 그런데 그중 한 지방대생은 조금 다른 고백을 했다. 그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내 주변에는 카이스트는커녕 연·고대 다니는 친구도 한 명 없다. 내가 이 사건과 엮일 아무런 이유가 없다.” 우..
외고와 자사고 폐지와 관련하여 교육계에서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학교교육을 망치는 주범이 외고와 자사고라는 주장과 교육의 다양성과 수월성 교육을 위한 작은 부분도 용납할 수 없느냐는 반론이 충돌하고 있는 모양새다. 우리나라 고등교육법 제34조에는 대학에서 공부할 학생을 선발하는 방법으로 일반전형이나 특별전형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입학전형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서 시행되는 시험이 수학능력시험이다. 그런데, 제34조의2에서는 교육부 장관이 시행하는 시험의 성적 외에 국가는 대학의 학생선발이 초·중등교육의 정상적 운영과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에 기여하는 방향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입학사정관의 채용 및 운영을 권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조문 안에서 초·중등교육을 비정상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