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기 | 연세대 교수·사회학 새해가 열린 지 일주일이 지났다. 만나는 이들마다 선거를 이야기한다. 정치의 계절이기 때문이다. 사회학 연구자로서 선거 못지않게 주목하고 싶은 것은 1987년 6월항쟁의 25주년이다. 25년은 시간의 굵은 마디를 이룬다. 현재의 시점에서 6월항쟁을 바라보는 마음은 더없이 착잡하다. 절충적 시각에서 6월항쟁은 정치적 민주화를 달성했지만 사회·경제적 민주화는 실패한 절반의 성공을 이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다시 돌아보면 6월항쟁은 ‘좌절된 시민혁명’에 가깝다. 후퇴하는 민주주의, 악화되는 분배구조, 분출하는 사회갈등이 6월항쟁의 현재 성적표다. 민주화 시대를 열었건만 그 주인인 시민 다수가 주변으로 내몰리고 소외되고 있는 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김호기 연세대 교수·사회학 2011년 우리 사회를 돌아볼 때 먼저 떠오르는 말은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다. 티핑 포인트란 모든 게 한꺼번에 갑자기 변화하는 극적 순간을 말한다. 당연했던 게 부자연스러운 게 되고 낯선 게 외려 익숙해지는 지점, 그 티핑 포인트를 우리 사회는 막 지나고 있다. ‘3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문화제를 마친 후 풍등을 날리고 있다.| 김문석 기자 | 경향신문 DB 희망버스 행진, 안철수 현상, 나꼼수 돌풍은 구체적 증거다. 이 세 현상엔 노동, 정당, 공론장의 현재와 미래가 공존한다. 우리 사회 모순의 핵심인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 불신에 짜증과 분노가 더해지는 정당정치, 권력 비판이란 본연의 과제를 망각한 공론장이 현재의 자화상이라면, 달리는 희망버스, 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