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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대명절’ 추석 연휴가 끝났다. 고향을 찾느라 운전을 몇 시간 했는지, 전을 몇 장 부쳤는지 등 ‘무용담’이 오가고, ‘명절 증후군 극복하기’ 등의 제목을 단 기사들이 온라인을 채우고 있다. 오랜만에 나누는 ‘가족의 정’이 따뜻하기도 하지만, ‘명절 노동’의 후유증이 큰 것도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남들과 다른 ‘특별한 추석’을 보낸 사람들의 얘기가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첫 번째 ‘워크숍형’. 트위터에는 한 이용자가 올린 친구 가족의 명절 풍경이 3000회 넘게 전파됐다. “당숙 어르신은 조상을 기리기 위해 치르던 제사가 이제는 그 의미가 퇴색되었다며 모두 큰집이 아닌 식당에서 모이자 하셨다. 그리고 제사 대신 ○씨 가문의 뿌리와 설화를 정리한 PPT를 준비하여 발표하셨다”며 사진을 올렸는데, 그 모습이 마치 기업이나 단체에서 진행하는 워크숍 장면과 같았다. ‘왜’ 추석을 쇠는지에 대한 본질에 가장 접근한 방법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두 번째 ‘차례 폐지형’. ‘명절 노동’에 시달렸던 어머니들이 부담을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아 차례를 폐지하거나 간소화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트위터에는 “시어머니가 내년부터 차례·제사 그만한다고 선언하셨다. 명절엔 양가 어머님들 모시고 가족 여행을 다니기로 했다”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어머니는 이렇게 바꾸셨다. 차례는 지내되 어머니 혼자 거의 준비하시고 최대한 간단히. 자식들은 아무 때나 시간이 될 때 찾아뵙기만 하면 되죠” 등의 사례들이 올라왔다. “추석 차례상은 식구들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구성했다. 부담 없었고, 식사도 즐거웠다”는 이용자도 있었다.
마지막 ‘따로 또 같이 형’. 한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결혼 후에도 각자 명절을 보내는 가족의 모습이 소개됐다. “우리는 명절 때 각자 원하는 곳에 있기로 했다”며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 가족이 되는데 갈등과 불편함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것. 불편함은 가족이 되는 모두의 몫”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즐겁지만 때로는 가족 간의 불화와 갈등을 유발하기도 하는 명절모두가 즐거운 시간이 되기 위해 ‘창의적’인 방법을 생각해보는 게 어떨까.
이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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