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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수 | 변호사
올해 4월 발표된 ‘유엔세계행복보고서’에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덴마크가 뽑혔다. 덴마크는 에너지, 교육, 복지 등 여러 측면에서 관심을 가질 부분이 많은 국가이다. 특히 덴마크는 원자력발전을 아예 시작하지도 않았고, 1970년대부터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발전시켜 온 나라이다. 지금도 풍력으로 전기의 20%를 생산하고 있고, 2020년까지는 풍력으로만 전기의 50%를 생산하려 노력하고 있다. 원전이 없으면 당장 나라가 망하고 전기도 못 쓸 것처럼 얘기하는 정치인들이 많은 우리나라가 꼭 참고해야 할 국가이다.
덴마크의 행복 비결은 물질과 소비에 있지 않다. ‘유엔세계행복보고서’는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서는 건강한 사회공동체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소득이 높다고 해서, 그리고 소비를 많이 한다고 해서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게 유엔세계행복보고서의 결론이다. 실제로 덴마크 국민들은 유럽연합(EU) 평균보다 전기를 15% 적게 쓰지만, 각종 조사결과에서 삶의 질이 높고 행복하게 사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것은 행복이 물질적 풍요나 소비와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사회공동체가 건강하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정치다. 정치가 잘돼야 사회적 불평등이 심각해지지 않고, 정부가 시민의 통제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지속가능한 미래도 보장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가장 행복하다는 덴마크의 정치는 한국 정치와 무엇이 다를까?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투표율이다. 덴마크는 1980년 이후에 치른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이 모두 80%를 넘었다. 2011년 국회의원 선거의 투표율은 81.83%에 달했다. 지난 4·11 총선 투표율이 54.3%에 불과했던 우리 현실과는 대조적이다. 이렇게 높은 투표율은 사회공동체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보여준다. 덴마크는 이런 높은 관심과 참여를 통해 민주주의의 질을 높이고, 이를 통해 삶의 질을 높여 온 것이다. 이런 높은 투표율은 좋은 정치제도 덕분이기도 하다.
덴마크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사전투표제’를 도입해 선거일 기준 3주 전부터 유권자들이 미리 투표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고 있다. 또한 비례대표성이 강한 선거제도를 통해 다양한 정당이 경쟁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그래서 덴마크는 8개 정당이 원내에 존재하고, 어느 한 정당이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하기 어려운 의석분포를 보이고 있다. 이것은 거대 기득권 정당 중심으로 정치가 좌우되면서 정책경쟁이 실종된 우리 정치의 모습과는 다른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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