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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 기본교육을 받으면 꼭 등장하는 단어가 세 가지 있다. 바로 자발성, 무보수성, 공익성이 그것이다. 자원봉사활동기본법에는 ‘자원봉사활동’이란 개인 또는 단체가 지역사회, 국가 및 인류사회를 위해 대가없이 자발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제공하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도 ‘자발적’이라는 말이 나온다. 우리는 이렇게 자원봉사는 자발적이어야 한다고 교육받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얼마나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을까?
통계청 및 서울시의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자원봉사활동을 가장 많이 하는 연령층은 자원봉사 점수를 따야 하는 15~19세의 중·고등학생들이다. 10대의 53.1%가 봉사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고 20대는 19.9%로 20%가 채 안된다. 20대의 봉사활동 참여는 10대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10대와 20대의 자원봉사 참여율의 차이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충원 봉사활동 중인 NH농협 대학생 홍보대사들 _ 연합뉴스
중·고등학교 시절 우리는 점수를 위해 봉사활동을 해야만 했다. ‘참여’라기보다는 ‘강제’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지 모르겠다. 대학생이 되어서도 다르지 않다. 학점을 위해 봉사활동 시간을 채운다. 어떻게 하면 봉사시간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을까 고민한다. 하지도 않은 봉사활동을 인정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또 스펙을 위해 더 화려한 봉사활동을 찾는다. 국내보다 해외봉사에 더 열광하고 기업이 후원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줄을 서서 면접을 본다. 자발성이 향하는 곳이 자원봉사활동이 아니라 봉사활동에 따라오는 점수와 스펙에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개인적으로는 스펙을 위해, 학점을 위해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나 봉사활동의 시작은 다를 수 있으며 그 안에서 진정한 봉사활동의 의미를 찾는 것도 자기 나름의 방식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발성’이 봉사활동의 고유한 특성이라고 한다면, 봉사활동이 각자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고민해 볼 필요는 있다. 청년들이 봉사활동을 ‘얼마나’ 했는지에 중점을 두지 않고, ‘무엇을’ 했는지에 더 가치를 두길 바란다. 활동의 규모는 중요하지 않다. 나의 능력이 어느 곳에 얼마만큼 도움이 되었는지가 중요하다.
필자는 청년들이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방식은 개개인이 다르겠지만, ‘자원봉사’는 청년들이 함께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많은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했으면 좋겠다. 그들의 아름답고 소중한 행동들이 모여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
김봉근 | 서울시 동행프로젝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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