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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 키마사 초등학교에 다니는 난테일은 매달 한 번씩, 떨리고 걱정되는 마음으로 일주일을 보낸다. 한 달에 한 번, 어김없이 찾아오는 생리기간 때문이다. 우간다의 비싼 일회용 생리대 가격 때문에 낡은 옷으로 생리대를 대신할 때면, 난테일은 늘 교복에 피가 묻을까 걱정하며 수업을 듣는다.

우간다 정부의 여성 권리 향상을 위한 노력은 지난 30년간 상당한 진전을 보여 왔다. 그 결과 여성의 학교 진학이나 정치 참여가 늘었고 최근에는 여성할례를 범죄로 인정하고 가정폭력 처벌에 대한 법을 제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우간다 여성들은 법률 제정과 정책 시행에는 큰 온도차가 있다고 느끼고 있다.

실제로 우간다는 그동안 여아 교육에 우선을 두고 보편적초등교육(UPE) 정책을 시행해 학교 수업료를 대폭 낮춰 부모의 부담을 경감시켰다. 그 결과 여아들의 학교 등록 수가 3배 증가했다. 그러나 우간다는 여전히 동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중퇴율을 보이고 있으며, 그중 75%의 여학생이 생리주기 관리의 미흡으로 인해 높은 중퇴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자가 일하는 굿네이버스 우간다가 2017년 조사한 바에 의하면, 조사 대상 여아들의 75% 이상이 생리기간에 패드 대용으로 낡은 옷 같은 비위생적인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여학생들은 생리 기능 저하로 인한 여성 질환을 겪지만, 조사 대상 학교 중 단 한 곳에도 보건교사가 없는 상황이다. 또한 우간다에는 생리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월경하는 여성들이 더럽고 불결하다는 생각이 만연해 여학생들의 정신적 고통이 상당한 실정이다.

굿네이버스 우간다는 이러한 문제 개선을 위해, 현재 약 2000명의 여학생들에게 ‘굿패드’라는 면생리대 키트를 제공하고 생리기간 중 위생관리법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 또한 2017년부터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걸스 앰배서더를 조직해 키마사 지역 6개 학교에서 권리 옹호, 수공예 클럽 등 24개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다. 걸스 앰배서더는 11~16세의 여학생들에게 권리 옹호에 대한 지식을 교육하고 자립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가르쳐 권리에 대해 말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려는 목적을 가지고 시작한 프로젝트다. 최근 걸스 앰배서더는 정부, 지역사회 주민 중심으로 모여 진행한 여성 권리 주제의 정책 포럼에 참여하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이렇게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 여학생들의 학습 환경이 변화되고, 중퇴율 또한 감소했다. 앞서 언급한 난테일도 프로젝트를 통해 굿패드를 제공받은 후 걱정 없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 우리 직원들은 앞으로 걸스 앰배서더를 우간다 전체 학교에 세우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프로젝트 담당자들은 프로젝트의 지속적인 이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특히 지역사회 내 남성들을 교육해 여성 권리가 실현되는 환경을 만들어보려 노력하고 있다. 여성 인권 향상의 가속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정책을 구상해 정부에 제안할 예정이다.

“나는 미래에 여성 권리를 옹호하는 사람이 되어 여성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꿈을 가지고 있어요.”

이는 걸스 앰배서더로 활동하고 있는 한 여학생의 당찬 포부다. 많은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있다면, 이와 같은 꿈을 가진 여학생들이 앞으로 더욱 많아질 것이라 확신한다.

<케시메 피오나 | 굿네이버스 우간다 걸스 앰배서더 프로젝트 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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