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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든 국가든 과거 활동이 쌓여 현재의 모습을 이루듯이 미래의 모습은 끊임없이 진행되는 현재 활동의 축적 결과와 다르지 않다. 현재의 활동은 현 상황에 대한 인식 여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현 상황 인식은 과거에 대한 인식 여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국가 차원의 과거를 국사라 할 때 국사 인식은 국민 개개인의 현 상황 인식 및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국사 인식은 자기 인식이다. 자기를 알고 남을 알면 백전불태라는 손자의 명언도 있거니와 바른 국사 인식은 국가의 안위와도 관련 있다. 바른 국사 인식은 바른 활동의 전제가 되고 현실의 가당찮은 주장을 약화시켜 국력 소모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 민주국가에서 국가 차원의 바른 상황 인식을 위해서는 다수 국민의 바른 국사 인식이 선행되어야 한다. 국민의 올바른 국사 인식 여부는 일차적으로 공교육의 책임이 크다. 이와 관련하여 3가지를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 유실된 시간과 강역의 복원이다. 고조선과 발해(원명은 대진국) 역사의 교과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 연구성과로 상당 부분 복원된 고조선사가 대폭 교과에 반영되어야 한다. 상고사에 대한 선명한 인식만으로도 우리의 정체성은 한결 고양될 수 있다.

둘째, 식민사관의 척결이다. 한반도 주변 강국인 중국과 일본의 역사침탈은 작금의 일이 아니다. 일제의 식민사관과 중국의 동북공정이 그 예다. 침탈국의 이익을 위해 피침탈국 역사가 왜곡, 축소, 종속되는 식민사관은 용납될 수 없다. 가관인 것은 우리 학계 내 식민사관을 방조, 뇌동, 추종하는 세력의 태도다. 한사군재한반도설이나 임나일본부설 등 학설의 미명 아래 난무하는 터무니없는 주장은 원천적으로 추방되어야 한다.

셋째, 편파성의 극복이다. 역사기록은 어차피 기록자의 주관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하더라도 명백한 불공정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사상과 이념을 빌미 삼아 과거 일제에 빼앗긴 국권 회복 운동에 헌신한 독립투사의 혁혁한 공적이 과소평가된다면 우리의 역사 이해는 지극히 분열적이고 편벽될 수밖에 없다. 독립투쟁의 공적이 사상과 이념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아닌 이상 공정한 잣대로 항일독립투쟁사를 온전하게 재조명해야 한다. 편파적인 국사 인식은 현 상황에 대한 파행적인 인식과 바르지 않은 활동을 초래하여 우리의 미래 모습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국사 공교육이 미흡하다면 개선을 촉구한다. 바른 국사 교육은 바른 국사교과서로부터 비롯한다. 바른 국사교과서를 편찬할 수 있는 인재를 등용하고 바른 국사를 교육할 수 있는 교사를 양성해야 한다. 국사 교육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바른 국사 교육이 바른 상황 인식 및 활동으로 이어지려면 한 세대 이상 걸린다. 갈 길이 멀다.

<김범창 |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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