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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는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물질이 어디서 발생되고 어디로 이동하는지를 위성에서 관측할 수 있게 된다. 국내에서 개발한 천리안위성 2B호가 고도 약 3만6000㎞의 정지궤도에서 한반도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북부, 몽골 남부까지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대기환경을 실시간으로 관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천리안위성 2B호에는 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지구에서 반사된 태양빛을 원자 크기 단위로 분해, 관측하여 대기 중 극미량으로 존재하는 대기오염물질의 농도를 측정해 낼 수 있는 환경 센서인 초분광영상기가 탑재된다. 이 환경 센서에서 관측되는 초분광 자료는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포름알데히드 등과 오존, 에어로졸 등 비교적 짧게 존재하는 기후변화 영향 물질의 농도 등 20여개 항목 자료를 산출해 미세먼지 예보 및 경보에 활용토록 하여 정확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국내 대기환경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중국 등 주변국의 대기환경을 독자적으로 관측하여 환경 안보에 기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과 유럽은 저궤도에서 기상, 환경, 해양을 관측하는 위성이 많으나, 정지궤도에서 대기환경을 감시하는 위성은 2022년 이후에나 발사할 예정이다. 따라서 우리가 세계 최초로 정지궤도에서 대기환경을 감시하는 천리안위성 2B호를 보유하게 된 것은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수준을 전 세계에 과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천리안위성 2B호에는 해양탑재체도 실린다. 우리 바다의 엽록소 농도, 총 부유물질 농도 등 핵심 해수 수질 변화 모니터링은 물론 적조, 녹조, 해무, 해빙 등 해양 재해재난을 줄이고 어장환경지수, 해양일차 생산력 등의 정보로 스마트 어장 관리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해양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기름 유출 사고 발생 시 관련 정보 등 무려 26종의 해양환경 정보를 하루 10차례 제공할 수 있다. 

천리안위성 2B호는 우리나라 위성 개발사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우리나라가 세계 수준의 저궤도 지구관측 위성을 보유한 데 이어 부품이 무려 10만개 이상 들어가는 고난도의 최첨단 중대형 정지궤도 관측위성의 시스템 및 본체를 독자적으로 개발했기 때문이다. 천리안위성 2B호는 2011년 환경부, 해양수산부 등 여러 부처 협력사업으로 시작되어 9년에 걸쳐 성공적으로 개발한 국가 위성 사업이다. 천리안위성 2B호 정지궤도 위성 국산화 플랫폼은 향후 항법 위성, 통신방송 위성 등 국내에서 개발할 중대형 정지궤도 임무 위성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 나아가 그동안 축적한 세계 수준의 국내 위성기술을 해외에 수출하는 등 국가 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천리안위성 2B호는 오는 19일 새벽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발사돼 우주로 향한다. 발사 후 정지궤도에 안착해, 한반도를 바라보며 약 7개월 동안 시험운용을 거쳐 올 하반기와 내년부터 10년 동안 각각 해양관측 및 한반도 주변 대기환경을 관측하게 된다. 천리안위성 2B호는 지난해 말 발사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상관측 위성인 천리안위성 2A호와 함께 국민 안전과 생활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임철호 |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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