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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북극을 주목하고 있다. 과거 북극은 2m가 넘는 얼음의 두께 때문에 오랜 세월 동안 항로 개척이 어려웠지만, 세계 각국은 석유, 천연가스 등 다양한 천연자원의 보고인 북극을 개척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기후변화로 북극 해빙(海氷)이 줄어들면서, 북극에 새로운 항로를 개척한다는 뜻의 ‘콜드러시(Cold rush)’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전 세계가 북극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기후변화가 가져온 재앙이 북극 항로의 거리와 시간을 단축시켜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는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북극곰뿐만 아니라 인류에게도 더 큰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

기상청은 위성을 이용한 북극 해빙 면적과 표면 거칠기 변화 정보, 향후 해빙 전망 등을 2013년부터 북극 해빙 감시시스템(http://seaice.kma.go.kr)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1988년부터 해빙 면적을 지속적으로 관측한 결과, 북극 해빙의 면적은 2012년부터 7년 연속으로 ‘3월 평균 면적 최소’ 기록을 경신 중이다. 올해 위성이 관측한 3월 평균 해빙 면적은 1635만㎢로, 해빙 면적이 최대였던 1990년과 비교하면 248만㎢나 줄어들었다. 해빙은 지구의 평균기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해류의 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해빙이 줄어들면 북극에서 반사되는 햇빛보다 바다로 흡수되는 햇빛이 많아져 북극의 온도가 계속 올라간다. 이로 인해 극지방과 적도의 온도차가 줄어들어 북극의 한기를 막아주던 제트기류가 약해지고, 중위도 지역에서는 저온현상이 지속된다.

특히 제트기류가 약해질수록 특정 지역에 발생한 고기압이 정체되어 정상적인 공기의 흐름을 막는 블로킹 현상이 강해진다. 이에 따라 봄철에 평년보다 추운 날이 많아지거나 오히려 고온이 오래 지속되는 기상이변이 나타나게 된다. 지난해 겨울에는 우리나라에 때 이른 혹한이 왔고, 올해는 3월의 평균기온이 8.1도로 평년(5.5~6.3도)보다 높고, 강수량은 110.7㎜로 평년(47.2~59.9㎜)보다 많아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과거에 비해 점점 줄어드는 북극 해빙을 효율적으로 감시하는 방법은 바로 ‘기상위성’이다. 저궤도 지구관측위성은 지구와 가까운 거리인 700~900㎞의 고도를 돌면서 지구 표면을 정밀 관측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북극 해빙 감소, 해수면 상승 등 기후변화의 집중 감시와 미세먼지·황사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위성관측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기상청에서는 2022년 발사를 목표로, 저궤도 기상위성 개발을 진행 중이다. 

저궤도 위성의 운영과 활용은 향후 예보 정확도를 높이고, 30년 이상 쌓아온 북극의 환경 정보와 유기적으로 연계해 북극 해빙의 변화 감시 기반을 구축하여 대한민국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리게 될 것이다.

<남재철 |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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