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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을 유발하는 라돈의 원인 제공 물질인 모나자이트를 대진침대보다 많이 구입한 업체가 3곳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권칠승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원자력위원회(원안위)에서 입수한 자료를 보면 모나자이트 수입업체 1곳이 2013~2018년 4월까지 66개 업체에 모나자이트 4만657.5㎏을 판매했다. 이 중 1만2000㎏을 구입한 1곳은 대진침대(2960㎏)보다 4배가량 많았다. 4180㎏과 3720㎏을 사들인 2곳도 대진침대의 구입량을 웃돌았다. 연도에 따라 수백~1000㎏씩을 사들인 업체도 18곳에 달했다.

출처:경향신문DB

모나자이트는 혈액순환과 신진대사 촉진에 좋다는 음이온을 뿜어낸다 해서 건강보조제품의 재료로 쓰인 천연광석이다. 공기청정기와 팔찌, 목걸이, 매트, 침대, 베개, 보디크림, 마사지팩, 안대, 생리대, 속옷 등 특허제품만 18만개에 이른다. 하지만 음이온과 건강의 상관관계는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공기 1㎠당 공기분자는 3000경개나 있는데 모나자이트 제품이 배출한다는 음이온은 겨우 수천~수만개로 비율상 미미한 양이다. 그러나 음이온을 선호한 대가는 혹독하다. 모나자이트에 함유된 우라늄과 토륨이 라돈 등 1군 발암물질인 방사성 기체를 내뿜는다. 방출되는 음이온의 수가 많을수록 방사능 농도도 높다는 한국원자력안전재단의 보고서도 충격적이다. 예컨대 단위 면적당 음이온이 3779개로 가장 많이 나왔다는 남성팬티의 토륨농도는 25개 제품 중 3번째로 높았다. 또 토륨농도가 가장 높은 여성용 속옷의 음이온 수가 3번째로 많았다.

음이온 제품이 곧 방사능 제품이었다는 뜻이다. 물론 ‘라돈 침대’ 등 음이온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들이 당장 폐암에 걸릴 것처럼 불안감에 휩싸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아무런 통제 없이 입거나, 붙이거나, 마시거나, 바르는 다양한 제품이 음이온으로 포장되어 사람의 입과 코, 피부에 직접 들어가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에 대해 원안위는 책임을 느껴야 한다. 모나자이트가 유통되고 제품으로 만들어지고 소비자가 사용하는 동안 원안위는 소극적인 SNS 홍보와 같은 안이한 대처로 일관했다. 지금부터라도 범정부 차원에서 객관적인 조사를 하고, 그에 합당한 장단기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참에 생활 속 방사능에 대한 경각심도 일깨워 법적, 제도적인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 ‘제2의 가습기살균제 참사’라는 이야기가 나와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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