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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작년 말을 기준으로 65세 이상 국민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2%를 넘어 고령사회에 진입하였고 합계출산율은 1.2명 정도로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그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역대 정부가 쏟아부은 예산이 물경 200조원에 이르지만 상황이 나아진 것은 거의 없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우리의 농촌이 점점 비어간다는 사실이다. 농촌 지역사회의 고령화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전남 고흥군의 경우를 보면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38.5%로 초초고령사회에 이르렀고, 광역단위인 전라남도 전체 고령자인구 평균은 21.5%로 초고령지역이 되었다.

예로부터 농자(農者)는 천하지대본(天下之大本)이라고 하였는데 시대가 바뀌고 생활방식이 변하고 산업구조가 달라졌을지라도 이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농업은 생명산업으로 모든 산업의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산업별 취업유발계수를 보면 농업 부문이 32.9명으로 어느 산업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농업에 대한 투자가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농업에 대한 의욕적이고 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농촌지역을 살림으로써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 산업 기반을 든든히 하는 일거삼득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입한 200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예산을 농촌개발과 농업부흥에 제대로 투자했다면 어땠을까? 아마 우리 농업은 네덜란드나 스위스의 농촌처럼 과학영농, 첨단기술 활용의 선진 농업으로 탈바꿈하여 청장년이 돌아오고 아기 울음소리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피어나는, 새롭게 도약하는 삶의 터전으로 변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갖게 된다.

요즈음 인구에 회자하는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가 주도하고 있지만 이들 첨단기술은 다행스럽게도 매우 농업친화적이다. 정보통신 최첨단 과학기술을 농식품 분야별, 생산단계별로 다양하게 결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고 우리가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농업에 대한 투자는 소모적인 것이 아니고 어느 분야 투자 못지않게 효율성을 가지고 있으며 선진농업국가 구현은 21세기 국가 성장동력의 중요한 한 축이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거센 물결로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우리 농업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전환과 전략적 집약투자가 절실한 시점이다.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 저출산 극복, 국부 증대라는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

<박종복 |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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