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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인재육성재단은 스포츠 강국이라는 위상에도 불구하고 스포츠 선진국들에 비해 기반이 취약한 국내 스포츠의 질적 성장을 이끌기 위해 ‘인재 육성’이라는 큰 사명감을 갖고 2007년 출범했다. 그동안 한국 스포츠계는 기초종목의 열세, 일부 선수에 의존한 메달 획득, 소수에 의존한 외교 활동 등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일환으로 체육 인재 양성을 위한 전문교육을 추진할 전담기관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2006년 7월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이 수립한 ‘차세대 체육 인재 육성 기본계획’을 통해 체육인재육성재단 설립이 추진됐다.

체육인재육성재단은 설립 이후 체육 영재, 은퇴선수, 심판, 지도자 전문역량 교육을 통해 매년 국내외 2000여명, 누적인원 약 9000여명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체육인재육성재단의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의 국제스포츠기구 임원 진출이 잇달았다.

사격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진종오는 2014년 국제사격연맹 선수위원에 당선됐으며, 핸드볼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홍정호는 2014년 아시아핸드볼연맹 기술위원에 임명됐다. 스키 국가대표 김흥수는 평창 동계올림픽 스키점프 경기위원장에 선출되기도 했다. 또 아시안게임 스키 금메달리스트 변종문 선수는 평창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스포츠매니저가 되어 스포츠행정가로 진출하는 성공사례를 보여주었다.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 (출처 : 경향DB)


최근 몇 년간의 대외 기관 평가에서 체육단체들 중 최고의 평가를 받으며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체육인재육성재단이 존폐의 기로에 놓여 술렁이고 있다. 지난 3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에 따라 내년 3월까지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하기로 결정됐는데, 여기에 체육인재육성재단을 포함해서 통합해야 한다는 기획재정부의 방침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난 4월15일 조세재정연구원이 개최한 ‘공공기관 기능 조정 방향에 대한 정책토론회’에서 현재 운영되고 있는 문화·예술 분야 공공기관 39개 중 46%인 50인 미만의 소규모 기관들은 통폐합해야 한다는 논리가 나왔다. 이들에 대한 종합적 지원체계가 미흡하다는 게 이유인데, 이처럼 일괄적으로 기능 조정 대상을 정하고 무조건 통폐합한다는 것은 획일적이고 비효율적인 처사라고 판단한다.

체육단체 통합에는 본부 및 종목별 가맹단체의 통합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이러한 시기에 통합 논의는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그동안 스포츠분야에서 유일하게 교육기능을 가진 체육인재육성재단마저 통합한다는 논리는 이치에 맞지 않는다. 오히려 체육단체 간 분산돼 있는 각각의 교육기능을 체육인재육성재단에 통합해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인 방법이다.

스포츠 선진국인 독일도 체육회와는 별도로 각종 스포츠 지도자에 대한 교육기능을 전담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국가백년대계를 위해 진정으로 한국의 체육 발전을 위한 정책을 수립해주기를 바란다.


손환 | 중앙대 체육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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