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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일어났던 이야기다 그 해 9월 중국 어선 한 척이 센카쿠 근해에서 조업하다 일본 순시선에 나포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중국은 이에 반발해 일본의 전자제품에 꼭 필요한 희토류 수출을 금지했고 깜짝 놀란 일본 정부는 총리 특사를 파견해 공식 사과함으로써 갈등을 마무리했다.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제한한 사건은 중국이 자원을 전략적으로 활용한 한 사례다.

당시 중국과 일본의 희토류 전쟁으로 세계는 희토류의 중요성에 대해 알게 됐다. 특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북한 희토류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2010년 12월 북한 국가자원개발지도국 발표에 따르면 북한의 희토류 매장량은 금속 기준 2000만t가량(남한 연간 수요량 3200t)으로 매장량 면에서 세계적인 수준이다. 희토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에 북한의 희토류 매장량 보도는 그야말로 희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당시 한국광물자원공사(광물공사)는 희토류의 안정적 확보라는 과제에 대한 해답을 북한 희토류 개발에서 찾고자 했다.

북한과 공동으로 희토류 광산을 개발해 국내에 반입함으로써 공급선 다변화와 안정적 자원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판단했다. 특히 희토류는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광물 자체로서 의미가 없다,

광물공사는 2011년 남북한 공동으로 희토류 광산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 그 해 6월23일 북한의 광산개발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북한 민족경제연합회 산하 명지총회사와 전화, 팩스 등을 주고받을 수 있는 북한 주민 사전접촉을 통일부로부터 승인받아 북한 자원 정보 수집에 나섰다.

그 결과 2011년 9월7일 드디어 북한 명지총회사와 광물공사가 개성공업지구에서 1차 실무회담을 가졌다. 이 회담에서 양측은 북한 희토류를 포함해 일부 광물을 공동 개발키로 합의했다. 이어 11월30일 개성공업지구에서 가진 2차 실무회담에서 남북 간 희토류를 포함한 자원개발 합의서를 체결했다. 북한은 이날 회담에서 희토류 샘플 4개를 광물공사에 제공했다. 북한은 광산개발에 대해선 매우 호의적었다. 광물공사가 북한 명지총회사로부터 받은 희토류 샘플을 분석한 결과 평균 품위가 10.888%로 평가됐다. 이는 일반적으로 세계 평균 품위인 4% 내외보다 크게 높다. 세계 최대 희토류 광산인 중국 바이윈어보 광산의 평균 품위가 4.94%이고 아직 미개발 상태이지만 세계적인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마운틴패스 광산의 경우 8.9%이다. 북한 희토류는 우리나라가 제일 많이 수입하는 세륨의 함량이 가장 많았다. 세륨은 유리(탈색제, 연마제), 자동차(배기가스촉매제), 인광체, 세라믹, 자석 등 첨단산업의 주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계획이 그 해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성사되지 못했다.

지금까지도 북한은 희토류의 정확한 매장량을 파악하지 못했을 정도로 기술 수준이 낮아 희토류 제품을 만들어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희토류 전반에 걸친 기술력을 보유한 세계 몇 안되는 나라로 성장했다.

첨단산업에 꼭 필요한 자원 중 하나인 희토류 확보를 위해 또다시 세계는 희토류 전쟁을 치를지 모른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지금처럼 경색된 남북관계를 푸는 방법으로 남북 공동 자원개발을 북한에 제의해 보자.

<강천구 | 영앤진회계법인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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