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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한 국제적 위기 상황에서 세계는 대한민국을 주목하고 있다. 배경에는 정부의 신속한 정책 결정과 적극적 대응, 보건당국의 방역 및 광범위한 초기 진단검사, 의료진의 헌신적 노력과 희생, 그리고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춘 ‘우리 국민’의 조용한 협조가 있다. 수준 높은 진단과 검사, 병원비 걱정 없는 치료로 국민 건강권을 지키는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안정성도 돋보인다. 이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국민건강보험이다. 

지난 11일 현재 코로나19 신규 발생자를 보면 미국 3만5000명, 이탈리아(3900명)를 제외한 유럽 3만9000명 등 세계적으로 급속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30명 수준으로 하향 곡선을 유지하고 있다. 치명률을 보면 한국이 11일 현재 2%인 데 비해 이탈리아는 12.8%에 이른다.

이탈리아, 영국 등 조세 방식의 보편적 의료제도(NHS)를 채택한 국가에서 코로나19의 전파속도와 사망률이 높은 원인을 두고 수준 낮은 저비용 의료시스템 탓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다른 한편 미국 같은 고비용 의료체계 국가에서는 의료접근성 저하 및 치료기회 상실에 의한 비극적 결과가 많이 초래된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극복된 이후에도 이와 관련해 의료제도와 관련 학자들의 많은 논쟁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서 든든하게 국민 건강을 받쳐주고 있는 국민건강보험은 1963년 처음 법이 제정됐으며 2000년 7월 ‘국민건강보험’으로 통합돼 사회보험 방식의 단일보험자 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올해는 통합 2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이기도 하다. 국민건강보험은 변화와 혁신으로 우리만의 안정적 의료체계를 구축하는 근간이 되었으며, 이러한 발전에는 국민의 적극적 참여와 의료계의 희생적 협조가 있었다. 

코로나19 치료비용 중 80%는 공단이 부담하고, 나머지 20%는 국가가 부담하므로 국민들은 비용 걱정 없이 무료로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정부의 감염병 의료비 일괄 건보 적용이라는 신속한 조기 결정이 다른 국가들과의 큰 차별점을 만들어냈다. 결국 건강보험은 감염병 환자들이 적극적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열린 의료환경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은 지난 20년간 징수 및 급여지급 업무에서, 국민을 더욱 건강하게 하는 업무로 발전해왔다. 그리고 한 단계 더 나아가 적정부담, 적정수가, 적정보장의 선순환 의료체계를 통해 국민 누구나 적정진료를 병원비 걱정 없이 보장받게 하자는 목표하에 지난 3년간 보장성 강화정책이 진행됐다. 

자연재해 앞에 인간은 한없이 나약한 존재다. 이번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는 생명의 존엄과 소중함을 다시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모든 필수의료서비스 근간에는 의료진의 피땀 어린 희생과 국민의 소망 어린 사회보험 의지가 함께 녹아 있음을 되새겨본다. 함께 하나가 된다면, 이번 감염병 위기 상황도 반드시 극복할 것이라 확신한다. 

가입자와 의료 공급자가 하나가 되어 호흡하는 의료체계가 바로 든든하고 지속 가능한 보장이다.

<강청희 | 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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