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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휴식기를 가졌던 농촌의 들녘이 기지개를 켜면서 농부들의 일손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한 해 농사를 시작하기 위해 땅을 뒤집고 논밭 주변을 정리한다. 작년에 사용했던 비닐, 거름포대, 차광막 등을 수거해 폐기하거나 재활용한다. 하지만 일부 농촌의 들녘을 거닐다 보면 밭 주변 덤불 속에 폐비닐이 수년째 방치돼 있고, 비닐포대와 차광막이 밭 주변에 쌓여있다.

농촌은 농산물만 생산하는 공간이 아니다. 바쁜 도시민의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힐링 공간으로 각광받는다. 농촌진흥청이 전국 7대 특별·광역시 18세 이상 남녀 2000명을 조사한 결과 70.4%가 농촌관광 의사를 보였다. 농촌관광이 잘 발달된 독일의 경우 국민의 15%가 매년 휴가철이나 주말에 팜스테이 마을을 이용한다고 한다. 도시민들은 바쁜 도시생활을 접고 잠시나마 조용한 농촌의 산야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를 희망한다.

농부는 논과 밭을 이용해 도시민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진정한 농부의 마음은 도시민의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보듬어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이러한 농부의 역할을 일방적으로 요구만 해서는 안된다. 농촌은 농민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보호해야 하는 자산이다.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 선진국에서는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하여 국가에서 법으로 농촌을 관리하고, 그에 대한 정당한 가치를 보상해 주고 있다. 농촌을 가꾸고 보호하는 일은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우리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일이다.

<장진호 |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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