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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갑자기 터져 뇌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나타나는 여러 신경 증상을 일컫는다. 졸중(卒中)은 졸중풍(卒中風)의 줄임말이고, ‘뇌졸중’은 ‘뇌졸중풍’이 줄어든 말이다. 요즘은 그냥 ‘뇌중풍’이라고도 한다.

일러스트_ 김상민 기자

많은 사람들이 ‘뇌졸중’을 ‘뇌졸증’으로 잘못 알고 있다. 아마도 ‘합병증’ ‘통증’ ‘우울증’ 등 질병이나 증상을 나타내는 대부분의 단어에 ‘증’이 붙다 보니 그렇게 생각하는 듯하다.

‘졸’은 ‘갑자기’를 뜻한다.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것이 ‘졸도’다. ‘뇌졸중’의 ‘중’은 가운데를 뜻하는 게 아니다. ‘중’에는 ‘맞다’ ‘맞히다’란 의미도 있다. 화살 따위가 목표물에 정확하게 맞는 것이 ‘적중’이요, 쏘는 족족 들어맞는 것이 ‘백발백중’이다. 이 ‘중’이 ‘뇌졸중’의 ‘중’과 같은 뜻이다. 따라서 ‘뇌졸중’은 ‘뇌가 갑자기(졸) 바람을 맞았다(중)’는 의미다.

‘뇌졸중’을 ‘뇌졸증’으로 잘못 쓰는 것과는 반대로 ‘증’을 써야 할 곳에 ‘중’으로 잘못 쓰는 말도 있다. ‘대중요법’이 그렇다. ‘대중적인 치료법’쯤으로 생각하고 ‘대중요법’으로 쓰는 것 같다. 하지만 이 말은 ‘대증요법’이 바른말이다. 병의 증상에 대응해 처치를 하는 치료법을 말한다. 요즘은 어떤 정책이 근본 해결보다 미봉책에 머물 때 비유적인 표현으로 ‘대증요법’을 쓰기도 한다.

김선경 기자 sun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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