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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맥해집니다.” “맥도날드는 알바노동자 맥대하지 마라.”

굳게 닫힌 맥도날드 망원점에 색색의 포스트잇과 풍선이 나붙었다. 알바노조 조합원들이 벌인 ‘망해버린 망원점 꾸미기’. 누리꾼들은 새롭게(?) 단장된 망원점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노동권이 지켜지는 곳에서 만들어지는 햄버거를 먹고 싶다’ ‘행운버거와 함께 행운행운? 월급을 줘야 햄버거 사 먹지 이 짜식들아~!!’

지난달 4일 맥도날드 망원점이 문을 닫았다. 매장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에 따르면 오후 2시 갑자기 폐점이 이뤄졌다. 그 전날까지 어떤 말도 듣지 못했단다. 직원 60여명은 모두 5000만원가량의 월급과 퇴직금을 받지 못한 채 황망히 일자리를 잃었다. 망원점은 맥도날드 본사가 운영하는 직영점이 아닌 주인이 따로 있는 가맹점이었다. 가맹점주는 본사가 망원점 인근에 합정점을 또 개설한 것에 불만을 품고 가맹 수수료 7억원가량을 내지 않았다. 본사는 지난달 1일자로 계약을 해지했다. 양측의 다툼 사이에서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등만 터졌다.

맥도날드 본사는 “직원들이 밀린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인근 직영점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단은 가맹점주의 책임이라는 입장이다. 가맹점주는 본사가 월급통장을 압류하고 있어 임금을 못 준다고 말한다. 누리꾼들은 말했다. “피해는 모두 노동자가 짊어지는 잘못된 행태가 문제다.” “맥도날드 정도의 메가 브랜드가 일개 지점 알바 노동자들 체불 임금을 내줄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채용 광고에서 “우리는 일을 넘어 사람을 배운다”고 자랑하던 맥도날드. ‘사람이 미래다’라던 한 회사의 가혹했던 정리해고 행태를 생각하면, 이제 ‘사람’을 강조하는 기업들은 한번쯤 의심해봐야 하나.

본사와 가맹점주, 그들이 주판알을 튕기며 허송세월하는 사이 하루하루 속이 타들어 가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은 말한다. “최저임금을 받았지만, 용돈벌이라 생각하실 수 있지만, 우리에게 그 돈은 생활임금이다. 한 달을 버텨나가는 데 필요한 돈이다.”

황경상 기자 yellowpi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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