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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비박근혜(비박)계 정치인들이 탈당한 이후 조직한 가칭 ‘개혁보수신당’의 정식 이름이 ‘바른정당’으로 8일 결정되자 온라인에서는 ‘드립’이 풍작이었다.

일단 한국의 주요 정당들이 독일의 ‘기독민주당’처럼 정치적 지향점이 아닌 ‘내가 옳다’ 풍의 열린우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한나라당 같은 모호한 작명밖에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무슨 히어로 영화라도 찍을 셈인가”라며 “정치에서 이념을 거세하고 … 정당의 전통이라는 게 없이 그때그때 시류에 맞게 한철 장사하는 관행”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리고당, 애미야국이짜당” 수준의 말장난이라는 것이다.

작명한 이는 형용사를 의도했겠으나 누리꾼들은 동사로 해석했다. “뭘 발랐느냐, 철판?” “된장을 바른 건가” “반기문이 들어오는 순간 기름 바른정당 완성” “바른정당 왜 그래요 이름 괜찮구만요. 다들 너무 비꼬시네요. (더민주가) 바른정당인 거잖아요.”

‘바른’이 이미 여러 상표에 사용되고 있어서 헷갈린다는 얘기도 나왔다. 척추 전문병원이나 김밥집이 생각난다는 것이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어묵이나 김밥 따위 상품 가치 높이는 데 동원되는 단어를 당명으로 삼겠다니 자연히 떠오르는 건 튀기지 않아 더 건강한 수제 정당 … 국내산 비박 74% 함유 같은 문구”라고 적었다.

당명의 외국어 표기가 역설적이란 의견도 있었다. 영문으로 하면 ‘Right Party’(우파 정당)가 되고, 한자로 표기하면 하면 ‘정의당’이 된다는 것이다. 수구보수 세력이 새 당명으로 출신 성분을 세탁하려 한다는 혐의도 제기됐다. 한 페이스북 사용자는 “조폭이 팔뚝에 ‘착하게 살자’라고 문신 새긴 것이 생각난다”고 꼬집었다.

“정당 이름은 지을 당시에 제일 콤플렉스인 부분으로 짓게 된다. (그래서) 최고로 분열될 때 대통합민주신당, 개혁 대상이었을 때 새누리당, 박근혜 부역자들이 바른정당”이 나온 것이라는 해석도 트위터에서 인기를 끌었다.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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