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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그런 나라가 아니라는 점, 꼭 알리고 싶습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다. 대한항공 기내에서 임모씨(34)의 기내 난동을 제압하는 데 리처드 막스가 힘을 보탠 것을 두고 안타까움에 이른 말이다.
한국인의 낯뜨거운 행태에 가끔 무조건반사처럼 ‘부끄러움은 내 몫’이 되는 일이 종종 있다. “국가 이미지에 큰 손실이다”는 댓글은 그런 심정을 대변했다. 그러나 상당수 이용자는 “한국은 그런 나라가 맞다” “인정하는 데서부터 새로운 출발이 가능하다”며 자조 섞인 목소리를 내놨다.
“이런 이상한 소속감 어디서 오는 건지 너무 궁금하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왜 국적이 같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든 사람이 부끄러워해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의문은 남는다. 왜 하늘로만 오르면 ‘갑’으로 변신하는 한국인들이 많을까. 기내에서 요가를 하겠다고 떼를 쓰고, 기내식 라면이 제대로 익지 않았다며 승무원을 폭행할까.
리처드 막스는 트위터로 이 소식을 전하며 승무원의 대처가 미숙했다고 꼬집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이렇게 봤다. “대한항공 정도 되는 항공사에서 매뉴얼이 없을 리가 없다. 하지만 실제로는 매뉴얼대로 못 할 거다. 그랬다가는 잘릴 테니까.” 또 다른 이용자의 말도 의미심장하다. “리처드 막스는 그냥 꽁꽁 묶어버리면 될 ×을 ‘고객님’이라고 달래야 하는 걸 이해 못 했던 것 같다.”
“너희 매출이 어디서 나오는 줄 아느냐?” 기내 난동을 벌인 임씨가 했다는 말이다. 이런 사람에게서 나오는 매출까지 걱정할 정도로 항공사 사정이 어려운 것일까? “그냥 기내 난동 한 건당 비행기 탑승 금지 5년씩 때리는 법 만들면 될 듯. 난동 좀 부려보십사 부탁해도 안 부릴걸?” 미국 델타항공은 지난 11월 기내에서 도널드 트럼프 지지를 외치며 난동을 부린 승객을 영구 탑승 금지 조치했다. “비행기 타는 게 무슨 벼슬이라고 그렇게들 서비스, 서비스 하는 건지.”
황경상 기자 yellowpi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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