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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민희씨(35·사진)의 베를린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소식에 누리꾼 반응은 엇갈렸다. 유부남과 사랑에 빠진 여배우를 그린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그와 홍상수 감독의 관계를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세간의 입방아에 올랐던 작품인데 이 같은 쾌거는 예상 밖이었다.

가족과 전통적 가치관을 중시하는 이들은 수상을 기뻐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페이스북 아이디 ‘Han***’는 “TV로 저 모습을 바라보고 있을 더 이상 아름답지 않고 나이 든 여인의 편에 서겠다”며 홍 감독의 부인을 지지했다. 또 다른 페북 사용자는 “남의 눈에 피눈물 나게 한 사람이 일과 사랑 모두 얻어가니 세상 참 불공평하단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밝혔다. ‘그릇된 사랑’을 하는 이들에게 일생일대의 영광이 주어졌다는 점을 불편해했다.

반면 배우에 대한 호불호와 상관없이 성과는 분리 평가되어야 한다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페이스북 사용자 정**는 “남의 가정사에 왜 이리 관심들이 많은가. 배우가 좋은 연기 보여주면 되는 것 아닌가”라며 김씨에 대한 비난 여론에 대해 “디지털시대의 전근대”라고 적었다. 또 다른 사용자 민**는 “(김 배우는) 사회적 지탄을 받으면서도 삶에서는 재능을 꽃피웠다”면서 “금지된 사랑이라 해서 사랑이 아니라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트위터 사용자 @los***’는 “ ‘불륜을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헤드라인도 있던데 베를린 수상을 그저 성적인 관점에서 다룰 일인지” 문제를 제기했다. 우리 사회의 참견이 너무 심하다는 것이다.

김씨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지 않았다면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하는 목소리와 세계 3대 영화제 주연상 수상보다 배우로서 더 큰 성공이 있느냐는 의견도 충돌했다.

일각에서는 배우 이모씨와 비교하면서 한국사회가 물의를 일으킨 남성 배우에게는 관대한 반면 여성 배우에게는 엄격하다는 주장도 내놨다. 트위터 사용자 ‘@2sh***’는 “영화와 현실의 상관관계를 짚으려는 시도, 영화 속 대사를 인용하는 기사가 리뷰의 대부분이었던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베를린 여우주연상에 국내 언론이 가장 당황하지 않았을까”라고 적었다.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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