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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 곳곳에 일본어 잔재가 여전하다.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회에서 야유나 조롱을 뜻하는 ‘야지’, 견제라는 뜻의 ‘겐세이’, 분배라는 의미인 ‘분빠이’ 등 일본어를 잇따라 사용해 논란이 되었다.

우리가 흔히 쓰는 ‘파이팅’은 일제강점기 군국주의 문화의 산물로 싸우자는 의미의 ‘화이토(fight)’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힘내라’ ‘잘해보자’는 의미로 운동경기나 단체 활동을 할 때 많이 쓰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단어라고 한다. 또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간지나다’는 표현이 자주 쓰이는데, 일본어 ‘간지’에서 유래됐으며 ‘느낌이나 감각’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사건의 경위를 자세히 적은 글’이란 의미로 쓰는 시말서는 일본식 한자의 조합으로, 옳은 표현은 경위서다.

이한섭 고려대 일어일문학과 명예교수가 쓴 <일본어에서 온 우리말 사전>에 따르면 일본어에서 한국어로 들어온 어휘는 무려 3600여개에 이른다. 대부분 ‘배달’ ‘노가다’ ‘납골당’ 등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단어다. 구라, 생떼, 고참, 무대포, 가처분, 납기, 다대기 등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일상생활 속에서 무의식 중에 일본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어 잔재가 사라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응답자의 27%는 ‘국민들의 무관심 때문’이라고 답했다. ‘일본어 잔재에 대한 교육 및 홍보 부족’이나 ‘정부의 무관심’이란 응답도 각각 26.6%, 26.1%였다.

교육당국과 공공기관은 일제 잔재 언어를 바로잡고, 국어 발전과 보존에 나서야 한다. 또 국민들도 생활 속에서 올바른 언어 사용을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은경 | 서울 동대문구 답신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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